속보=오대산사고본 조선왕조실록·의궤의 콘텐츠화 작업(지난해 12월28일자 2면 보도)이 본격화 된다.
‘오대산사고본 조선왕조실록·의궤 범도민 환수위원회(이하 환수위)’는 올 1분기 내로 환수위의 법인화 작업을 모두 마무리하고 조직의 명칭을 가칭 ‘사단법인 오대산사고본 조선왕조실록·의궤 선양위원회(이하 선양위)’로 변경, 실록과 의궤의 문화·관광콘텐츠화 방안 마련에 적극 나선다고 15일 밝혔다.
향후 설립되는 선양위는 오대산사고본 실록·의궤의 ‘환지본처(還至本處·제자리로 돌아감)’를 주도적으로 이끈 월정사와 강원일보 중심으로 구성된 기존 환수위 조직을 그대로 유지한 채 강원도와 평창군은 물론 학계와 축제·이벤트전문가, 문화·IT 전문 인력 등이 참여하는 분과별 자문위원단을 구성해 활동하게 된다.
특히 오대산사고본 실록·의궤가 다른 사고본들과 달리 유일하게 일제에 의해 약탈됐고, 일부 멸실된 후에도 대대적인 환수운동을 통해 환국했다는 역사적인 사실 그리고 강원도가 중심이 된 또다른 문화재 제자리 찾기 운동을 통해 귀향이 결정된 최초의 사례라는 점 등 드라마틱한 서사를 적극 활용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또 충북 청주시가 ‘직지심체요절’을 활용해 매년 대규모로 개최하고 있는 직지문화재나 전북 전주시가 ‘조선왕조실록’을 포쇄(曝曬·주요 문서를 오래 보존하기 위해 햇볕과 바람에 말리는 것)하는 장면을 재현한 특화된 콘텐츠의 실행방안과 운영방법 등을 벤치마킹하는 작업도 함께 진행하게 된다.
환수위는 청주시와 전주시가 생산하는 기록문화 관련 콘텐츠의 중심이 되는 직지와 실록(전주사고본)의 경우 소장처가 프랑스 국립도서관과 국립기록원 부산기록관 등으로 지역이 다른데 반해 오대산사고본 실록과 의궤는 원래의 자리인 평창에서 소장과 활용이 동시에 이뤄진다는 점에서 충분히 비교우위에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선양위 전환과 함께 진행하는 될 첫 번째 사업은 조선왕조실록(세조실록 38권)에 기록돼 있는 1466년 세조의 강원도 순행(巡行·여러 곳으로 돌아다님) 어가행렬을 재현하는 프로젝트다. 도비와 군비가 투입되는 이 사업은 강원일보와 공동으로 세조의 강원도 순행 흔적을 따라 실록에 기록된 상서(祥瑞·경사롭고 길한 징조)로운 사건들과 에피소드를 각종 퍼포먼스와 대회 등을 통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할 예정이다.
퇴우 정념(월정사 주지스님) 환수위원장은 “앞으로의 환수위 활동은 기존 ‘환지본처’에서 오대산사고본 실록과 의궤를 활용한 컨텐츠 개발과 활용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며 “실록에 담긴 역사적 사실과 지역성을 연계하고, 의궤에 있는 자세한 기록들을 미디어파사드, 홀로그램 등으로 재현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공유할 수 있는 훌륭한 콘텐츠 탄생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3-01-16
오석기기자 sgtoh@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