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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 숲길서 찾은 ‘나’...걷고 비우며 치유하다 (강원도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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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26-06-08 09:09 조회13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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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 숲길서 찾은 ‘나’...걷고 비우며 치유하다

  •  김진형
  •  승인 2026.06.08
  •  22면

오대산 천년 숲 걷기행사
본지 등 공동주최 3000명 참여
묵언·명상·맨발걷기 5㎞ 코스
요가·체형교정 프로그램 ‘다채’
에코콘서트 생명존중 의미 전해

▲ 제 21회 오대산 천년숲 선재길 걷기행사가 7일 평창 오대산 월정사 일원에서 퇴우 정념 월정사 주지스님, 경민현 강원도민일보 사장, 이재형 법보신문 대표, 유상범 국회의원, 주대영 국립공원공단 이사장 등 3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참가자들이 자연을 만끽하며 숲길을 걷고 있다.  방도겸 기자
▲ 제 21회 오대산 천년숲 선재길 걷기행사가 7일 평창 오대산 월정사 일원에서 퇴우 정념 월정사 주지스님, 경민현 강원도민일보 사장, 이재형 법보신문 대표, 유상범 국회의원, 주대영 국립공원공단 이사장 등 3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참가자들이 자연을 만끽하며 숲길을 걷고 있다. 방도겸 기자

빨리 가고 싶어도 그럴 수 없을 때가 있다. 과도한 경쟁사회에서 사람들은 달려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고 있지만, 잠시 걸음을 멈추고 숨을 고르면 그동안 놓쳐왔던 나를 찾을 수 있다. 바람의 숲길을 따라가다보니 숨 가빴던 일상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고, 찰나의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마음을 비우니 잡념이 사라지고, 비로소 보이지 않는 것들이 보였다.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 본사 월정사와 강원도민일보, 법보신문, 국립공원공단이 공동 주최한 ‘제21회 오대산 천년 숲 걷기행사’가 7일 평창 오대산 월정사 일원에서 열렸다.

생명 존중과 평화의 의미를 찾기 위해 마련된 이날 행사에는 주최 측인 퇴우 정념 월정사 주지스님, 경민현 강원도민일보 사장, 이재형 법보신문 대표, 주대영 국립공원공단 이사장을 비롯해 유상범 국회의원, 심재국 평창군수, 남진삼 평창군의장, 최종수 도의원, 심현정·김광성 군의원, 김정임 조선왕조실록박물관장 등 3000여 명이 참여했다.

‘나를 찾는 발걸음’을 부제로 내건 이날 행사에서 참가자들은 오대산자연명상마을 잔디광장을 출발해 △비밀의 숲(묵언 수행 구간) △선재길(계곡 소리와 함께하는 명상 구간) △전나무숲길(맨발 걷기 및 피톤치드 체험 구간)을 거쳐 출발지로 돌아오는 5㎞ 순환형 코스를 걸었다. 참가자들은 도시를 벗어나 자연과 만나고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서울에서 온 주세희(31) 씨는 “친구들과 평창의 자연을 가까이 느끼고 싶어서 방문하게 됐다”며 “초대가수 잔나비의 공연에 관심이 있었는데 자연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했다.

각 구간은 자연과 교감하는 체험으로 설계돼 의미를 더했다. 자연의 소리에 집중하고 시끄러움을 가라앉히는 ‘소리 명상 코너’가 마련됐고, ‘체형교정(바른걸음 걷기)’ 프로그램이 특화 운영돼 참가자들이 걷는 동안 다양한 방식으로 몸과 마음을 돌아볼 수 있도록 했다.

▲ 퇴우 정념 스님과 경민현 강원도민일보 사장, 유상범 국회의원, 심재국 평창군수 등 참석 내빈들과 탐방객들이 오대산 자연명상마을에 운집했다.  방도겸 기자
▲ 퇴우 정념 스님과 경민현 강원도민일보 사장, 유상범 국회의원, 심재국 평창군수 등 참석 내빈들과 탐방객들이 오대산 자연명상마을에 운집했다. 방도겸 기자


탐방객들은 숲길을 걸으면서 길 아래를 흐르는 오대천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도 했고, 눈여겨 보지 않았던 풀에 유심히 관찰하기도 했다. 비밀의 숲에서는 묵언 걷기가 진행됐고, 선재길에서는 가이드의 주도로 ‘명상’이, 전나무숲길에서는 신발을 벗고 흙을 느끼는 맨발 걷기 체험이 이뤄졌다. 참여자들은 ‘걷기’를 통해 생각을 내려놓고 자신만의 속도로 천천히 나아갔다. 일상의 무거운 고민과 걱정은 잠시 내려둔 채로 자연과 하나가 됐다. 완만한 길을 따라 가족 단위의 탐방객도 즐겁게 길을 걸었고, 발 뒤꿈치부터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지금 여기의 생각을 조금씩 내려 놓았다.

강릉에서 온 신시연(56)씨는 “차분한 자연 속에서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길을 걸으니 복잡했던 마음이 정리되고, 치유가 됐다”며 “평소 거닐 수 없던 월정사 비밀의 숲을 걸으며 좋은 공기도 마시고, 숲속 생물들을 바라보며 마음이 좋아졌다”고 했다.

생명 존중에 대한 거창한 말을 하지 않아도 그저 있는 그대로의 자연이 시민들을 감싸줬다. 곁에서 들려오는 물소리와 바람의 살랑임, 촉촉한 흙냄새가 오대산의 신비를 몸소 느끼게 했다. 서늘한 숲길 사이 전나무숲의 웅장함이 고즈넉한 분위기를 불어넣었다.

오대산의 선재길은 문수보살의 성지인 오대산에서 동자승이 지혜와 깨달음을 상징하는 문수보살의 가르침을 향해 나아가는 길을 뜻한다. 신라의 자장율사가 부처의 진신사리를 가져오고자 지나간 길이기도 하다. 현판이 걸린 일주문으로 들어서자 우리나라 3대 전나무 숲으로 꼽히는 월정사 전나무 숲길이 펼쳐졌다.

걷기 행사가 끝난 뒤에는 자연명상마을 잔디광장에 설치된 친환경 특설 무대에서 ‘에코 콘서트’가 열렸다. 오래된 나무 아래 모인 방문객들은 도시락을 나눠 먹으며 산사에 불어오는 평화로운 바람을 느꼈다. 오대산 국립공원사무소가 마련한 체험부스에서는 로드킬로 희생된 야생동물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생태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밴드 잔나비를 보러 온 젊은 관객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고, 이들은 무대에 올라 평화와 생명, 공존의 메시지를 음악으로 전했다.

▲ 오대산 천년숲 선재길 걷기행사 이후 진행된 에코 콘서트에서 가수 잔나비밴드가 공연을 하고있다.방도겸 기자
▲ 오대산 천년숲 선재길 걷기행사 이후 진행된 에코 콘서트에서 가수 잔나비밴드가 공연을 하고있다.방도겸 기자

잔나비 보컬 최정훈은 “가장 걷기 좋은 날, 가장 멋진 광경을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잔나비는 ‘마더’ 등 자주 선보이지 않던 노래들을 잇따라 선보이며 서정적인 따스함을 전했다.

평창 진부 줌바팀과 평창군 홍보대사인 4인조 팝페라 그룹 아리엘의 흥겨운 무대도 이어졌으며 경품 추첨과 대동놀이도 마련돼 참가자 모두가 함께 어우러지는 화합의 장이 펼쳐졌다.

퇴우 정념 월정사 주지스님은 “월정사와 명상마을이 오늘을 위해 숲을 개방했다. 피톤치드의 어우러짐과 생명과 평화, 나눔의 의미를 되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생명은 함께 연결돼 빛날 수 있다는 것이 평화다. 말 한마디부터 따사롭게 나누고 서로를 보듬는 마음으로 걸어가자”고 덧붙였다.

경민현 강원도민일보 사장은 “번뇌가 사라지는 길을 걸으면서 마음을 비우고 일상으로 돌아가길 바란다”며 “행사를 마련해주신 정념 스님께서 오대산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 오셨다. 선재길 걷기가 앞으로 200회가 넘도록 오래 이어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재형 법보신문 대표는 “아름다운 시기에 이곳에서 만나게 돼 반갑다”며 “‘선재’는 구도자를 지칭하는데, 이곳에서 수많은 구도자들의 발걸음을 우리도 따라가게 된다”고 했다.

주대영 국립공원공단 이사장은 “좋았다는 표현을 넘어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걱정과 근심을 내려놓고 자연과 소통하며 귀중함을 누릴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전나무 숲을 가꾸고 보존한 많은 분들의 손길을 통해 생명 존중의 가르침을 다시 새기는 시간이었다”고 했다.

심재국 평창군수는 “군수로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돼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월정사의 청명한 자연에서 심신의 치유하는 시간이 됐길 바란다”고 했다.

강원도민일보/김진형·이채윤 기자

출처 :https://www.kado.net/news/articleView.html?idxno=2054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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