懸吐譯解 緇門』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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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3-12-23 10:36 조회7,879회 댓글0건본문
『懸吐譯解 緇門』序
이 冊은 마치 儒敎의 小學과 같이 된 글이다. 小學이 歷代 賢人達士의 嘉言善行을 蒐集한 것이라면 이 緇門도 亦是 歷代 祖師善知識의 嘉言善行을 結集해 놓은 것이다. 비록 沙彌科로서 初學者들이 배우는 글이지만 그 內容의 出處는 많이 儒道釋 三敎의 原典에서 引用되었으므로 아무리 博聞强記한 사람일지라도 注釋이 없이는 恢恢히 游仞하기 어려운 文字다.
이제 出版에 즈음하여 栢庵和尙의 주석을 主로 하고 그래도 難解한 곳에는 自意로 略干의 손을 대어 懸吐譯解한 것이다. 文法만을 大綱 紹介하여 讀者의 便宜上 搔首攢眉의 患을 덜어 주었을 뿐이요 枝葉華藻는 힘쓴 바가 없는 것이다.
만일 讀者가 이 글에 맛들여 깊은 造詣가 있다면 自利利人의 法과 成己成物의 道가 他求를 假하지 않고 얻게 되리니 寒暄堂 先生의 一生愛讀이 小學一部에 不過했다는 名訓이 이 緇門一部에도 適用되리라 믿는 바이다.
應化 三千七年 庚申 菊秋
五臺山人 呑虛 씀
【번역】
이 책은 유가의『소학』과 같다.『소학』이 역대 현인 달사의 아름다운 말과 착한 행실을 수집해 놓은 것이라면,『치문』역시 역대 조사와 선지식의 훌륭한 법문과 어진 행동을 모아 놓은 책이다. 비록 사미과로서 처음 배운 이들이 배우는 글이지만 그 내용의 출처는 유교, 도교, 불교의 원전에서 인용된 바 많으므로 아무리 해박한 지식을 가진 사람일지라도 주석 없이 보기에는 어려운 문장이다.
이번 출판에 즈음하여 백암화상(栢庵和尙)의 주석을 주로 하고, 그래도 이해하기 어려운 곳은 나의 뜻에 따라 조금 손을 대어 토를 달고 이를 번역하고 해석한 것이다. 문법만을 대강 소개하여 독자의 편의상 이해하기 어려운 점을 덜어 주었을 뿐, 지엽적인 주석과 화려한 문장에는 힘쓴 바 없다.
만일 독자가 이 책에 맛이 들여 깊은 조예를 지닐 수 있다면 자리이인(自利利人)의 불법과 성기성물(成己成物)의 도리를 다른 데서 빌리지 않아도 이 책에서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조선 유학자 한훤당(寒暄堂: 김굉필) 선생이 일생 동안 애독한 책이『소학』한 권에 지나지 않았다는 유명한 가르침이 이『치문』에도 적용되리라 믿는 바이다.
불기 3007년(1980) 경신 9월
오대산인 탄허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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