自信을 回復해야 한다(3)_대담/鮮于 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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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6-10-29 14:33 조회7,615회 댓글0건본문
스님 : 네 그렇습니다. 다른 종교는 대체로 인간을 중시하는 편이지요. 유교(儒敎)에서도 주로 사람을 기준으로 합니다. 기독교에는 삼혼설(三魂說)이 있는데 일체의 식물은 생혼(生魂), 즉 낳는 혼밖에 없습니다. 동물이라도 하등동물들은 생혼(生魂)과 각혼(覺魂) 즉 낳는 혼과 지각(知覺)하는 혼(魂) 두 가지만을 가지고 있으며, 오직 고등동물인 사람만이 생혼(生魂)․각혼(覺魂)․영혼(靈魂)을 모두 가지고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철저히 사람을 위주로 한 것이지요. 불교에서 일체중생이 마음자리가 같다고 해서 3천만, 5천만 명을 전부 성인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적어도 지도자에게는 목표가 없을 수 없지요. 국민에게 ‘이것을 믿으라’고 제시할 뚜렷한 목표가 세워져 있어야 합니다.
유교(儒敎)의 학설을 보아도 지도자의 지침이 뚜렷합니다. 대학(大學)의 삼강령(三綱領), 즉 명명덕(明明德)․친민(親民)․지어지선(止於至善)과 팔목조(八條目) 즉 격물(格物)․치지(致知)․성의(誠意)․정심(正心)․수신(修身)․제가(齊家)․치국(治國)․평천하(平天下) 중에 ‘치지(致知)의 지(知)’가 근본인데, 이 지(知) 자(字)는 망상을 가지고 아는 것이 아니라 망상이 일어나기 전 본래 아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물의 본체가 ‘젖을 습(濕) 자(字)’라면 마음의 본체는 ‘알 지(知)’ 자입니다. 물이 맑고 흐림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젖는 것은 불변인 것과 같이 성인과 범부(凡夫)가 지(智)․우(愚)는 다를지라도 마음의 본체인 지(知)는 하나입니다. 이것을 덕(德)이니 도(道)이니 진리(眞理)니 하늘이니 부처니 각(覺)이니 하는 온갖 대명사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지도자가 이것을 궁극적 목표로 삼는다면 충효(忠孝)니 도의(道義)니 하고 떠들지 않아도 저절로 충신과 효자가 쏟아져 나올 것이며 도의정신도 앙양될 것입니다.
선우 : 끝으로 한 말씀만 더 묻겠습니다. 보통 세속사람들은 시험에서 남보다 점수를 한 점 덜 받는다거나 사회생활을 하면서 계급이 한 등급 낮으면 무엇인가 자신을 갖지 못하고 열등(劣等)의식을 느끼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자신을 줄 수 있는 좋은 말씀은 없으신지요?
스님 : 그것은 지식면만을 가지고 말씀하시는 것이지요. 그런데 지식(知識)과 지혜(知慧)는 차이가 있습니다. 지식이 아무리 높아도 지혜는 ‘맹꽁이’같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지식은 없어도 지혜는 극도로 발달한 사람이 있습니다. 사실 지식면 보다는 지혜면이 더 좋은 것이지요. 마음의 본체를 닦는 데 있어서는 지식이 그렇게 크게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문법팔난(聞法八難)에도 세지변총(世智辯聰)이 포함되어 있지요. 그러므로 얼마나 아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발심(發心)하느냐 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유교에서는 이것을 입지(立志)라고 말하는데 율곡(栗谷)선생 같은 분은 나이 20에 입지(立志)하기를 “일호불급성인(一毫不及
聖人)하면 오사미료(吾事未了)라” 즉 털끝만큼도 공자(孔子)에 미치지 못한다면 내 사업은 마치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물론 자질도 높았지만 이렇게 투철히 발심(發心)했기 때문에 대현(大賢)이 된 것입니다. 그러니까 누구나 이렇게 발심하여 한생각 거두어서 생각이 일어난 자리가 없는 것을 타파한다면 삼대성인(三大聖人)과 어깨동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선우 : 그러니까 바로 발심(發心)이 문제군요. 오랜시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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