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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 실천의 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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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현해스님 작성일03-06-12 00:00 조회6,55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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不落大小不着有 一二積成無峰塔
無高塔高不可量 能覆法界嚴淨土
크고 작음에도 떨어지지 않고
있음에도 집착하지 아니하여
한 개 두 개 돌을 쌓아 무봉탑(無峰塔)을 이룰진대는
한없이 높은 탑의 높이를 측량하여 알 수가 없으니
능히 온 천지를 덮어 정토를 장엄하도다.

아무리 높은 성이나 탑도 조그마한 돌을 쌓고 또 쌓으면 결국 그것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족자가르테에는 세계의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도르꼬도르’라는 대탑이 있습니다. 이 탑은 열 개의 층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제일 아래층 한 변의 길이가 백미터가 넘습니다. 자세히 보면 높이와 넓이가 각 30㎝, 길이가 약 60㎝ 되는 돌을 약 250만 개를 쌓아서 탑을 조성했습니다. 이 탑이 생긴 지가 1200여 년이 되었다고 하는데 모든 부처님의 생애를 자세하게 조각하여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큰 탑도 250만 개의 돌이 쌓여서 만들어졌듯이 우리의 수행도 하나 쌓고 두 개 쌓고, 착한 일 하나 하고 둘 하고 차츰차츰 하다보면 결국 부처를 이룰 수 있는 것입니다.

옛날 부처님 당시에 부처님께서 사위성에 탁발을 나가셨을 때 일입니다. 탁발하기 위해 아침에 어느 가정에 들어가셨는데 그 집 젊은 부인이 얼른 밥을 한 그릇 가지고 나와서 부처님 바루에 넣어 드렸습니다. 부처님께서 그 자리에서 축원해 주시기를, “이 밥의 열배 천배가 그 공덕이 되어서 복을 받을지어다. 뿐만 아니라 그것이 씨앗이 되어서 모든 고통에서 벗어나 성불할지어다.”라고 하셨습니다.
마침 부인의 남편이 그 소리를 들었습니다. 듣고보니 너무나 허무한 소리라, 그 말씀이 믿기지 않아 부처님을 따라 가서, “부처님, 방금 부처님께서는 제 아내가 시주한 그것이 어떻게 수없는 공덕이 되고 씨앗이 되어 고통에서 벗어나 부처가 된다고 하십니까?”라고 여쭈었습니다.
이 물음에 대해 부처님께서는 길거리에 있는 나무 한 그루를 가리키면서 되물으셨습니다.
“그러면 저 나무가 커서 많은 열매가 열리는데 저 나무는 본래 어디에서 나왔습니까?”
“그거야 본래 저 나무의 씨앗에서 나왔죠.”
“그렇습니다. 저 나무가 겨자씨만큼 작은 하나의 씨앗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큰 나무가 되어서 이제는 수많은 열매를 맺듯이 부인의 시주공덕은 이와 같습니다.”

이 이야기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비록 작은 공덕 하나를 지었지만 그 씨앗이 열매가 될 때, 처음 뿌린 씨앗과 수확하는 열매는 비교할 수 없습니다. 우리 신도들은 이런 간단한 이치를 마땅히 새겨야 할 줄로 압니다. 이런 간단한 이치를 저버리고 ‘부처님의 높은 가르침’만 생각하고 형이상학적인 신앙에 매몰되어서는 안 됩니다. 또한 신행과정의 씨앗이나 공덕을 지어가고 가꾸는 것보다 열매만 생각할 때가 있는 것 같은데, 이는 지양해야 할 자

세입니다.
우리 절집안에는 일과에 있어 엄격한 시간규율이 있습니다. 오전 6시 10분에 아침공양, 점심 11시 15분, 저녁은 겨울에는 5시, 여름에는 5시 30분에 공양을 합니다. 이 때가 아니면 먹지 않는 법이 절집안 법입니다. 그래서 대중들은 이 시간을 놓치지 않습니다. 그런데 언젠가 행사의 법문을 마치고 밥을 먹으려고 공양실에 가니까, 원주 스님에게 어떤 처사가 욕을 하고 있는 겁니다. 해서 가만히 들어보니 밥을 안 준다고 욕하는 거예요. 다른 신도들은 법당에서 법문 듣고 행사에 참여하여 열심인데 밥을 안 준다고 욕을 합니다. ‘도대체 저 사람이 불공기도를 하러 왔나, 밥을 얻어 먹으려고 왔나’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욕하고 험한 소리 할거면 절에 왜 오느냐 말이에요. 이건 복을 짓는 게 아니라 업을 짓는 거예요.
공덕이라는 것은 내 몸으로 실천하고 내 마음과 정성을 다해 부처님 앞에 섰을 때 그것이 공덕이 되는 것이지, 절 꾸벅꾸벅 세 번 하고 돈 천원·만원 부처님 앞에 갖다 놓았다고 다 공덕인 것은 아닙니다. 모르긴 해도 밥 안 준다고 험한 소리를 뱉은 그 처사는 참으로 박복한 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여러 신도님들께서도 거울삼아 스스로의 행동과 업을 정려히 가다듬고 매사에 불사를 짓는 심정으로 수행정진해야 할 줄로 생각됩니다.
사람의 운명이라는 것은 부모님으로부터 태어날 때 인연에 따라 어떤 운명을 타고 납니다만 그 운명이 불변하는 절대적인 것이 아닙니다. 내가 하는 행동, 내가 짓는 복에 따라서 변화될 수가 있습니다. 우리 신행불자들은 절에 와서나 평소 일상에서 항상 복짓는 생활과 선행을 하는 데 따라서 내 운명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인식해야 합니다. 알지 못하는 그 전생에 지은 어떤 인연으로 말미암아 오늘의 모습으로 살아가지만, 지금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는가에 따라서 앞으로 다가올 나의 삶, 나의 모습이 달라진다는 것이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인연법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열심히 살고 정진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돌이켜보건대 지난 2002년은 말 그대로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습니다. 국가적으로는 한일월드컵과 아시안게임을 성공적으로 치렀는가하면, 지난 대선을 통해 우리 국민들에게는 새로운 정치·희망의 정치에 대한 기대도 크다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가하면 북핵문제와 이라크전쟁에 대한 우려는 이 나라의 경제와 사회에 크나큰 영향을 주고 있으며, 시급한 국가적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우리 월정사의 일로 보면 이 지역민이 수해로 아파하고 고통받을 때 자비문중의 이름에 걸맞게 최선을 다해 수재민을 돕고 아픔을 위로했습니다. 다같이 힘든 시간을 보냈기에 기억에도 더욱 생생합니다. 이런 작은 복덕과 인연이 만들었는지 모르지만 장애인복지관 운영을 맡게 되었습니다. 더욱 지속적으로 지역사회에 공헌하고 국민 모두의 보편적 요구인 복지사회를 이룩하는 일에 우리 월정사가 일조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소득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고 보면 지난 임오년은 우리 월정사나 또 우리 국가적으로 참으로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 월정사는 전국의 수많은 사찰 중에 예불을 올리고 나서 영단을 향해 무상계를 하는 유일한 가람입니다. 이것은 옛날 한암 스님이 계실 때부터 내려오는 월정사만의 전통입니다. 이는 또한 죽은 영가에까지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고자 하는 자비의 실천입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작은 것부터 실천하고 그것을 하나 둘 쌓음으로써 씨앗이 되고 나무가 되고 마침내 자라서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다는 가르침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 모두에게 이익이 되고 안락을 주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작은 나를 넘어서고 작은 나의 이기를 넘어서는 대승적 이해와 대승적 삶이 필요하다 하겠습니다.계미년 올 한 해는 더욱 건강하시고 꿈과 희망이 충만하며 더욱 넉넉한 가운데 훈훈하고 따뜻한 복된 삶이 이어지시길 일심으로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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