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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자의 마음가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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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현해스님 작성일03-06-12 00:00 조회4,43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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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신사년 뱀의 해입니다.
12간지 중에 6번째에 해당하는 뱀은
사람들에게 있어서 혹은 부정적인 면으로
또 혹은 긍정적인 면으로 연상되는 동물입니다.
그래서 경전 가운데에서도 많이 다루어지는
동물이기도 한 것입니다.
대표적인 것으로 속가에서는 ‘지킴이’라 하여
뱀이 집으로 들어오면 길(吉)하고
뱀이 집 밖으로 나가면 흉(兇)하다 하여
그 집안의 융성과 몰락을 예견하곤 하였습니다.
또 이간질과 두말 잘하는 사람을 들어
뱀 같은 사람이라 합니다.
뱀의 혀가 두 갈래로 나뉘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경전 속에서는 뱀을 들어 비유한 말이 많은데
대표적으로 부처님께서 설산에서 고행 중이실 때
큰 뱀이 머리를 활짝 펴
부처님의 몸에 비가 닿지 않도록
하였다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불교의 지장경 속 15불법신장 가운데에
뱀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반면에 삿되고 악한 사람들을 경계하는 비유로써
사행(蛇行)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곧 뱀과 같은 행동이란 말인데 살생을 저지르고
표악스런 마음으로 원한을 가지는
그런 행위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또 사류(蛇類)라는 말이 있는데
이것은 부처님이나 조사님들의
뜻을 어기고 자기 멋대로 사는
부류들을 가리켜 그렇게 부르는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요즘 세상엔
정말 사류(蛇類)들이 많은 것 같아요.
사람들을 속여서 자신의 잇속만 챙기려는 무리들,
다른 사람들은 아랑곳 않고
오직 자신의 영달을 위해서만 모든 것을 바치는
그런 무리들, 자신들의 이익이라면
다른 사람들의 고통과 피해는 생각하지 않는 그런
아주 악한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회사를 일구고,
그런 사람들이 정치를 하며, 그런 사람들이 사회를
이끌어 가는 이러한 세상에 우리가 과연 무엇을
등대 삼아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세상 모든 이치가 그렇듯 항상 악과
불행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마치 뱀이 나쁜 점만 있는 것이 아니듯이 말입니다.
이 세상에는 부처님의 몸을 보호해 준 뱀과 같이
그 집안의 영화를 위해 들어온 뱀과 같이 고귀하고
아름다운 마음의 사람들이 더 많습니다.
그래서 이 사회는 아직도 유지되고 있는 것이며,
앞으로의 희망이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다시 이 뱀의 해.
한 해를 맞이하여 어떠한 모습으로 살아갈지에 대해서는
각자의 계획이 있으리라 봅니다.
단지 그 계획을 하나하나 이루어 나가는 데 있어서
사람을 죽이는 뱀이 될 것인지,
사람을 살리는 뱀이 될 것인지는
여러분의 마음과 생각에 달려 있습니다.
산 속의 맑은 옹달샘을 뱀이 먹으면 독이 되고
소가 먹으면 우유가 되고 사람이 먹으면 약이 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우리가 우리의 삶을 살아가면서
어떤 모습으로 사느냐에 따라
그것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의 가치를
판가름하게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불자입니다.
불자란 곧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고 따르며
실천해 나가는 자들을 일컫는 말입니다.
부처님의 말씀은 감로(甘露)입니다.
마음의 병을 고쳐 주고 삶의 달콤함을 깨닫게 하는
영약이라는 말입니다. 이렇듯 좋은 영약으로
우리의 몸과 마음을 고쳐 청정히 하고
나아가 다른이에게 그 감미로움을 나누어 주어야 하는
의무가 우리에게 있는 것입니다.

願諸天龍八部衆 爲我擁護不離身
於難處無諸難 如是大願能成就
원하옵건대 모든 천룡과 팔부신중들이시여
저를 옹호하여 주시며 저를 떠나지 마옵시고
어렵고 힘든 곳에 처했을 때는
아무런 재난을 만나지 않도록 하여 주옵시며
이와 같은 저의 큰 발원을
능히 이룰 수 있도록 도와 주시옵소서.

아름다운 한 해, 희망찬 새봄을 맞이하며
우리가 갖추어야 할 우리의 마음가짐을 이야기하여
보았습니다. 올해 한 해는 흔들림 없는 신심의 해로
정했으면 좋겠습니다.
신심이 흔들리면 마음이 흔들리고 마음이 흔들리면
우리의 모든 조화로움이 깨지기 때문에
언제든 기다리고 있던 재앙들이 우리를 침범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신심이 흔들리지 말아야 합니다.
그럴려면 더욱더 열심히 정진하여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 마음에 안정이 찾아오고
마음에 평화가 찾아오면 그 때 우리는
삶의 아름다움과 생명의 고귀함,
더불어 사는 것의 가치로움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싱그러운 새봄을 맞이하며 부처님의 가피가
여러 불자님들의 가정에 가득하시기를 발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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