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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의 참모습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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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현해스님 작성일03-06-12 00:00 조회4,24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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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활짝 열어 제치고 두 눈을 크게 뜨고 자신을 바라봅시다.
새로운 한 해를 맞아 우리 모두가 불자로서, 또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의 진정한 모습과 마음을 바라보아
자신의 추함은 버리고, 맑고 깨끗한 본성으로 돌아갑시다.

莫謂慈容難得見하라 塵塵無處不相見이니
聖凡依正從此出하야 不知此王從何出이라
자비스러운 부처님의 모습 만나기 어렵다고 말하지 말라.
티끌 티끌에서 서로 만나지 못하는 곳이 없으니,
성인과 범부의 육체와 환경이 모두 이곳으로부터 나와서
이 임금이 어디로부터 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네.

절마다 초하루 보름이면 기도를 하고 법회를 합니다.
또 우리 절에서도 매월 초닷새면 법회를 합니다.
불교 신도라고 하면은 한 달에 몇 번씩은
절마다 다니면서 법회를 볼 것입니다.
또 일년에 최소한은 몇 번씩 절에 가서
열심히 기도를 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열심히 기도를 하는 사람들 중에
과연 부처님의 참 모습을 본 사람이 몇이나 되겠습니까?
또한 부처님의 가피를 입은 사람이 과연 몇 사람이나
있을는지 나는 가끔씩 궁금합니다.
우리가 외우는 천수경 속에
‘무상심심미묘법 백천만겁난조우(無上甚深微妙法
百千萬劫難遭遇)’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더없이 높고, 깊어서 한이 없는 미묘한 이 법문은
백천만겁토록 태어나도 만나기가 어렵다’ 뜻입니다.
부처님의 참 모습을 보기가 어렵고
듣기가 어렵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한 생각’을 돌이키면
우리 눈앞에 펼쳐지는 모든 모습. 푸른 나무, 흐르는 물,
먼지 티끌 하나 그것이 부처님의 모습들이
아닌 것이 없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성인이나 부처님이나 범부나 중생이나 할 것 없이
내 몸뚱이는 전생에 지은 업의 결과로써 태어납니다.
모든 것이 내 업의 결과인데
새삼 자신의 환경과 처지에 대해 한탄하고
고통스러워할 것 없다는 것입니다.
이 법상(法床)에 앉아 있는 저 자신도
아마 전생에 못된 업을 많이 지었는가 봐요.
하는 일에 무슨 장애가 그리 많고 고통이 많은지,
병은 또 왜 그리 자주 오는지.
이 모든 것이 남 원망할 게 하나도 없는 것입니다.
전부 내 탓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이 모든 것이 근본 성품에서부터 다 나오는 거지만
우리 같은 범부중생들은 이 근본 성품도
제대로 볼 수가 없습니다.
고통의 뿌리를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분명히 무성한 나무가 버티고 있는 것은 뿌리입니다.
그러나 버티고 있는 뿌리는 보이지 않습니다.
큰 나무일수록 뿌리는 깊이 박고 있습니다.
하기 때문에 뿌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겁니다.

心靜何勞避世喧하라 色聲俱是本眞源이네
厭喧求靜心生減이니 君必終迷不二門하리

어찌 세상이 시끄럽다고 피하려고 하는가?
세상살이 어렵다고 자꾸 피하려고만 하고,
좋은 세상 만나려 자꾸 찾으려고 애쓰지 마십시오.
마음을 고요히 해서 모양이나 소리가
본래 참된 모습 그대로임을 보고, 시끄러움을 싫어하고
고요함을 구하는 것은 그 자체가 마음의 분별심이니,
정토를 따로 찾고 세상살이에 불만만 가지고 있으면
그 마음 자체가 바로 지옥이고 바로 수라인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그런 마음이 있는 한
분명 부처를 보기 힘들 것입니다.
부처님의 가피를 입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절에 오시면 항상 거치는 문 중에
불이문(不二門)이 있습니다. 부처와 중생이 따로 없고
옳고 그름이 따로 없고, 너와 내가 따로 없고,
저것과 이것이 따로 없는 절대적 경지의 부처님 세상에
들어가는 문이라는 말입니다.
이 문을 들어선 사람은 싫어함과 좋아함, 앎과 모름,
있음과 없음, 높고 낮음을 모두 버려야 합니다.
이 절대적 평등의 세상에서는 부처가 아닌 이상
모두가 중생임을 자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그렇지 못합니다.
갖가지 이해와 고통과 소원으로 그 자유롭고
평등한 마음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부처님의 가피를 받지 못하는 것입니다.
마음을 활짝 열어 제치고 두 눈을 크게 뜨고
자신을 바라봅시다. 새로운 한 해를 맞아
우리 모두가 불자로서, 또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의 진정한 모습과 마음을 바라보아
자신의 추함은 버리고,
맑고 깨끗한 본성으로 돌아갑시다.
이제 더 이상 삶에 눌려서, 욕심에 지쳐서,
분별에 쫓기며 살지 말았으면 합니다.
성불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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