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세계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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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0-11-06 15:12 조회5,590회 댓글0건첨부파일
- 부처님 세계로 가는 길.hwp (32.0K) 14회 다운로드 DATE : 2010-11-06 15:12:52
본문
性中邪見三毒生 성중사견 삼독생
卽時魔王來在舍즉시마왕 래재사
正見自除三毒心 정견자제 삼독심
魔變成佛眞無假 마변성불 진무가
자신의 성품 가운데 삿된 소견과 삼독이 생기면
곧바로 마왕이 찾아와 내 집에 머물게 되나니
올바른 소견으로 스스로 탐진치를 없애면
마군이 변하여 부처가 되고 그 가운데 거짓 없는 참됨뿐이로다.
이 말씀은 중국 선종의 제6조인 혜능스님이 지으신 시라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 말씀을 다시 새겨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 생각 가운데 어떠한 것들은 욕심과 삿된 생각을 일으켜 모든 재앙과 환란이 내 집안에 저절로 일어나게 합니다. 이에 올바른 생각을 일으켜서 욕심내는 마음, 성내는 마음, 어리석은 마음을 없애 버리면 마구니가 변해서 바로 부처님이 되고, 그 가운데 거짓이 없는 참됨만이 남게 된다는 것입니다.
바야흐로 가을이 깊어 만산이 홍엽으로 불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가을 정취 뒤에 숨겨진 지난 일들은 그리 아름다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너무나 견디기 어려운 시련을 겪었습니다. 우리 강원도는 역사 이래로 가장 큰 수재를 겪어야만 했으며, 이 물난리는 우리에게 엄청난 고통과 아픔을 주었습니다.
수해가 난 뒤 바로 강릉지방을 돌아보았습니다. 잘 곳은 물론 먹을 것도 없고, 입을 것도 없는 이곳은 아비규환(阿鼻叫喚) 그 자체였습니다. 수재 속에 죽은 이들만큼 살아 있는 이들 또한 그들 못지않은 큰 고통을 겪고 있었습니다.
지금 중생이 먹을 것이 없고, 잘 곳이 없고, 추위는 닥쳐오는데 거처할 곳이 없다면 부처님 마음은 어떠하겠습니까. 불보살님은 중생이 고통을 겪으면 자신의 마음처럼 괴롭다고 했습니다. 부처님 입장에서 보면 모두가 내 자식이고 내 부모입니다. ‘중생이 아프니 내가 아프다’는 유마(維摩)거사의 말씀이 절절하게 다가옵니다.
부처님께서는 본래 청정한 부처가 고통덩어리인 중생으로 떨어지는 과정을 세 가지로 분류하여 설명하셨습니다.
그 첫째를 ‘혹도(惑道)’라고 합니다. 우주의 진리와 낱낱 사물의 진상을 알지 못하는 데서 일어나는 망심(亡心)을 가리키는 것으로, 번뇌(煩惱)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우리 모두는 원래 부처인데 우연한 기회에 번뇌를 일으키고, 우주에 가득 찬 진리와 사물의 참된 모습을 올바로 파악하지 못함으로 해서 중생으로 떨어지게 되는 단계가 바로 흑도입니다.
다음 단계는 ‘업도(業道)’입니다. 혹(惑)으로 인해 한 생각을 일으키게 되고, 이로 인하여 업이 생성되는 세 가지 장소에서 신구의(身口意) 삼업(三業)을 일으키는 단계입니다. 몸으로 세 가지 업을 짓고, 입으로 네 가지 업을 짓고, 뜻으로 세 가지 업을 짓게 됩니다. 그렇게 열 가지 악업을 짓게 되면 그 결과로서 고통을 받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단계인 ‘고도(苦道)’를 받게 되면 여섯 가지 중생, 즉 천상, 인간, 축생, 지옥, 아귀, 아수라 중에서 하나의 모습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이와 반대로 이 세 단계를 거꾸로 거치게 되면 바로 우리 본래의 모습인 부처의 모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열 가지 악업을 짓지 않고, 열 가지 착한 업을 짓는다면 처음 그 흑도의 삿된 생각이 없어지고 청정한 원래의 모습을 회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엄청난 재난과 고통은 준 지난 수해를 가만히 살펴보면 우리 중생이 지은 업의 소산이라고 아니할 수 없습니다. 자연을 그대로 두지 않고 인간의 편의를 위해 산을 깎고 골짜기를 메웠던 곳에서 큰 수해가 빚어진 것을 보면 누구나 이를 깨닫게 될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지은 공동의 업이요, 이 시대가 지은 현생업(現生業)임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이 현생업이 이번 수해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었으며, 또한 전생에 지은 악업의 과보가 컸음을 시인할 수밖에 없습니다. 인과와 인연의 도리는 어떤 누구도 피해갈 수 없음을 다시 한 번 절실히 느꼈습니다.
바른 행동, 바른 생각을 가질 때에 내가 부처이고, 네가 부처이며, 이 땅 또한 부처의 세계로 변화될 것입니다. 이처럼 바로 지금 내가 사는 세상을 부처의 세계로 바꾸는 것이 부처님의 목적이자 이 시대 불자의 목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세상에 살면서 내 마음이 편안해지면 내 이웃이 편안해지고, 내 이웃이 편안해지면 이 땅이 편안해지는 것입니다. 이렇게 이 땅이 극락으로 이루어질 때 죽으면 그대로 극락이요, 정토요, 부처님 가르침의 목적이 성취되는 것입니다. 이 땅에서 극락을 이룰 수 있는 지름길이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언제나 우리 신도님들께서는 이웃에 고통 받는 사람이 있다면 함께 나눔으로써 그 고통을 덜어내고, 다함께 밝음으로 향하는 보살의 길을 걸을 수 있어야 합니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라는 속담처럼 이웃이 고통 받을 때 도와주고 이를 같이 나눈다면 이웃의 고통이 줄어들 겁니다.
고통이 줄어들 때 이 사바세계도 부처님 세계에 가까워지는 것입니다. 우리가 이런 마음과 행동으로 살아갈 때 이 땅이 그만큼 부처님 정토에 가까워질 것입니다.
若人欲識佛境界 약인욕식불경계
當淨其意如虛空 당정기의여허공
遠離妄想及諸趣 원리망상급제취
令心所向皆無礙 영심소향개무애
만약에 사람이 부처님의 경계를 알고자 한다면
그 마음을 허공과 같이 맑게 하라.
잘못된 생각과 망상을 멀리하고 항상 모든 집착을 없애며
마음이 향한 바를 항상 걸림 없이 할지니라.
위의 시는 『화엄경』에 나오는 말씀입니다. 이처럼 부처가 되고자 한다면 마음을 허공과 같이 깨끗하게 비우고, 잘못된 생각과 집착을 버려 늘 내 생각 속에서 걸림 없이 행동하고, 내 생각을 부처님 성품에 가까이 가도록 해야 합니다.
이렇듯 불자님 모두가 불퇴전의 정진 속에 진일보하고 더욱 환한 인연으로 거듭 잉ㄹ신해 가기를 축원합니다. 나무 마하반야바라밀.
- 불기 2546년 10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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