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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에 펴는 부처님 가르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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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현해스님 작성일03-06-12 00:00 조회4,71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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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노란 잎새 내밀며 봄소식 일러 주더니
어느새 녹음은 창궐하고 신록이 푸르름을
더해가는 성하지절을 맞고 있습니다.
금년은 봄가뭄이 유독히 심해
몇 십 년 만에 한 번 오는 가뭄으로
농심을 아프게 하더니 그 가뭄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홍수 걱정을 해야 한다니,
‘삶 그 자체가 고해’라고 일러 주신
성현의 가르침이 새삼 다가옵니다.
우리 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겪고 있는
이상기후의 여러 현상이 남의 탓이 아니라
인간들이 자연을 무시한 교만심에 따르는 결과요,
무명이 빚어낸 우리 모두의 공업(共業)에서 비롯됨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할 줄로 압니다.
옛날 40여 년 전 이 곳의 살림살이를 생각해 보십시오.
그 때만 해도 사시사철 앞개울 냇물을 퍼다 먹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옛이야기가 된 지
오래입니다. 그 당시에는 이 곳에 모기가 없었습니다.
모기약, 파리약이 필요없던 시절이지요.
제가 작년 8월이 지나고 9월 초에 여기서
냇물을 따라 회삼거리까지 걸어 올라가 보았습니다.
7·8월 피서철을 지난 그 때 바위 밑에는
전부 오물이었습니다. 밥해먹고 버린
별의별 음식찌꺼기·비닐팩하며
온갖 쓰레기를 바위 밑에 숨겨놓고
곳곳에 공중화장실을 지어놨습니다.
조금만 걸어가면 화장실에서 대소변을 볼 수 있는데도
그 바위 밑에는 전부 대소변 투성이였어요.
현재 환경문제의 원인이
비단 이것뿐이겠습니까.
비양심적으로 흘려보내는 공장폐수,
천만 대가 넘는 자동차가 뿜어내는
엄청난 배기가스,
골프장의 무분별한 농약 살포,
가정과 식당에서 사용하는
각종 화학세제 등 문명의 이기와
편리를 좇아서 살아가는
현대인의 과보라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강릉의 남대천 물이 어떠했습니까.
맑은 물에는 물고기가 노닐었고
물고기 잡으며 빨가벗고 목욕했던
기억이 나실 겁니다.
지금 남대천에 와서 물고기 잡고 목욕하는 사람
못 보셨을 겁니다. 왜 이렇게 되었는지는
아시는 바와 같이 대관령에 목장이 생기고
수천 마리가 되는 소들의 배설물과 인간의 이익을
채우기 위해 물길을 막아 역류하게 만든 댐으로 인해
생긴 환경파괴가 남대천을 병들게 했습니다.
나를 잘살게 하는 것도 못살게 하는 것도
나의 업(業)에 따라 달라집니다.
업이란 언어·행동입니다.
내가 말하는 것은 구업(口業)이요,
내가 행동하는 것은 신업(身業)이며,
내 생각으로 짓는 것이 의업(意業)입니다.
그렇다면 결국 오늘 우리가 당면한 문제들은
업의 소산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내 업의 결과에 따라서 나를 비롯한 이웃,
우리 모두가 사는 환경을 좀더 살기 좋게도 할 수 있고
나쁘게도 할 수가 있고, 또 평화롭게 살 수도 있고
불안 속에 떨며 살 수도 있는 것입니다.
오대산을 타고 흐르는 계곡의 물,
강릉에 흐르는 남대천의 물, 어느 계곡의 물이든
몇 천 년이 지나도 사시사철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게
마련입니다. 물을 역류시키려고
신이나 부처님께 아무리 빌어도 소용없습니다.
하늘의 흰구름이 늘 그 자리에 있으라고
아무리 빌어봐도 되는 일이 아닙니다.
하늘의 구름은 바람이 불면
자연히 바람따라 흐르게 마련입니다.
멈춰 있으라고 소리질러도 소용없고
빌어도 소용없는 일입니다.
마찬가지로 진리란 것도 우리의 생활을 떠나
있을 수 없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이
우리의 생활을 떠나서 따로 존재해 있는 게 아닙니다.
부처님의 땅, 그 불국토가 우리를 떠나서,
우리가 생활하는 이 환경을 떠나서
별도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바로 이 땅이 부처님의 국토입니다.
불국토는 부처님만이 부처님의 원(願)에 의해서
이뤄진다고 합니다만, 마찬가지로
나의 원에 의해서 나의 생활습성, 나의 업에 따라서
환경을 변화시킬 수도 있고,
맑은 국토도 존재할 수 있으며,
부처님 정토로서도 존재할 수 있는 것입니다.

溪下流水幾千年 浮上白雲何歲月
若人得見如水雲 紅花綠葉遍法界

계곡에 흐르는 물은 몇 천 년 동안 흘러갔느냐
하늘에 떠 있는 흰구름은
그 몇 세월 동안 떠돌아 다녔느냐
만약에 사람이 하늘에 떠 있는 흰구름,
흐르는 물을 그 현상대로 그것을 직관하면
봄에 피는 붉은 꽃 여름에 피어 있는 푸른 잎 그대로
부처님의 진리세계이니라.

부처님의 진리를 따로 찾으려고 하지 말고
내 눈에 보이는 이 현상세계
내가 사는 이 땅 내 눈에 보이는
모든 사람들의 언어·행동,
여기서 부처님의 진리를 발견해야 하겠습니다.

불기2545년 6월 25일 신중기도 법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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