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강의-운력 등 일과 빼곡…3000배 필수

지난 2004년 국내 최초로 단기출가학교를 개설한 오대산 월정사에는 지금까지 700여 명의 일반인들이 수행자의 삶을 체험했다. 일반 사찰 수련과는 달리 삭발을 하고 계와 발우를 받는 등 사실상 출가 과정을 밟는 단기출가. 식을 줄 모르는 관심만큼이나 단기출가에 대한 궁금증도 여러 가지다. 월정사 단기출가학교장 동은 스님으로부터 인터넷 등을 통해 수집한 단기출가에 관한 궁금한 점 7가지를 물어봤다.

Q1. 출가 기간은
▷월정사 단기출가학교는 30일 과정으로 이뤄져 있다. 23일간 진행되는 조계종 행자교육원 과정에 일주일을 더한 것으로, 여유를 갖고 출가의 참 맛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다. 최근 3개월 과정으로 확대할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프로그램 개발 등 이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Q2. 선발 기준은
▷한 기수 당 60명을 선발하고 있는데 매회 200~300명이 단기출가를 신청, 4대 1의 안팎의 높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선발 과정 중 가장 우선시 되는 것은 단기출가 동기로, 신청 이유와 어떤 자세로 임할 것인지에 대한 서술이 중시된다. 지금까지 16회를 진행하는 동안 입소자 전원이 졸업한 것은 단 한 번뿐일 정도로 단기출가는 매서운 행자 교육 과정을 그대로 담고 있다. 단순한 호기심이나 호젓한 산사의 생활을 생각하고 동참했다가는 곧바로 짐을 싸게 될 것이다. 단기출가는 스님이 아닌 행자의 생활을 체험하는 곳이다.

Q3. 음식과 복식은
▷오신채(五辛菜·마늘, 파, 부추, 달래, 흥거)를 뺀 사찰 음식을 대중 스님들과 함께 발우 공양하는 것이 원칙이다. 주황색 행자복은 사찰에서 지급하는데 수행기간이 끝나면 반납해야 한다. 세면과 샤워, 세탁 등은 정해진 일정에 따라 행해야 하며 화장실 청소, 공양간 지원 등 개인 소임도 부여받는다.

Q4. 삭발은
▷단기출가도 엄연한 출가인 만큼 당연히 삭발염의 해야 한다. 단 여성 수행자의 경우 신청자에 한해 삭발하고 있는데 보통 70%는 삭발을 희망한다. 삭발은 욕심과 무명을 제거한다는 상징으로, 깎은 머리를 한 번 만지는 것만으로도 출가의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삭발은 단기출가의 중요한 의식이므로 입방 전 삭발은 자제해야 한다.

Q5. 어떤 것을 배우나
▷단기출가학교에 들어온 수행자들은 새벽 4시 새벽 예불을 시작으로 좌선, 포행, 독경, 사경, 청규 암송, 강의, 운력 등 빈틈없는 교육과정을 이행해야 한다. 차수와 반배, 묵언은 필수며 사찰에서 정한 청규를 어겼을 때에는 퇴방을 당할 수도 있다. 매주 월정사에서 적멸보궁까지 삼보일배를 하며 교육 마지막 날에는 3000배 철야정진을 해야만 졸업할 수 있다.

Q6. 동반 입소도 가능한가
▷원칙적으로 동반 입소를 금지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40세 이상인 경우 체력적으로 부담이 있을 수 있고, 나이가 너무 어려도 문제가 생길 수 있어 고등학교 졸업 이상으로 나이를 제한하고 있다. 그렇지만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도전할 수 있다. 최근에는 졸업생이 가족들과 함께 재입방하는 경우도 많다.

Q7. 어떤 마음으로 동참해야 하나
▷스님이 되기 위해 출가한다는 마음으로 동참해야 한다. 교육 과정이 녹록치 않은 만큼 힘든 순간은 반드시 찾아오기 마련이다. 단기출가를 위해 집을 나설 때의 초발심을 끝까지 간직하고 반드시 회향하겠다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 ‘이 세상에 사람 몸으로 태어나기 어렵고, 사람 몸으로 태어나 불법 만나기는 더욱 어렵다’는 『법구경』의 말씀을 명심하기 바란다. 자칫 마음이 흐트러져 소임에 소홀해지면 스스로 산문을 나서겠다고 결정하기 전에 퇴방 조치가 내려질 수도 있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