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레저 신문]가을은 오대산으로 저문다 - 18기 지탑차원석법우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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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단기출가학교 작성일10-10-13 19:12 조회7,774회 댓글0건본문
가을은 오대산으로 저문다 | |
한국 불교사의 살아있는 문화성지
<대웅전 전경>
대한민국 국토에는 수많은 사찰이 존재하고 있다. 세월이 지나면 옛것은 퇴색하기 마련이지만 세월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욱 보배가 되는 곳도 많다. 오대산 자락에 자리 잡은 월정사가 꼭 그렇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천년의 세월을 버텨온 사찰의 대들보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월정사 한쪽에서 묵묵히 자리를 잡고 있다. 최근 일본이 식민시대의 만행을 사과하면서 반환을 약속한 조선왕실의궤가 월정사의 주도로 이루어진 결과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역사는 말하지 않는다. 보여줄 뿐이다.
대한불교조계종 제 4교구본사인 월정사는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오대산 동쪽에 자리 잡은 사찰이다. 이 월정사를 품고 있는 오대산은 풍광이 아름답고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내려오는 백두대간 중심에 위치하며 월정사가 이 지역에 소유한 땅만 17만평에 이른다고 한다. 신라 시절부터 현재까지 수천 년 동안 당대의 선지식인 들이 이곳을 거쳐 갔고 오늘도 오롯이 한국불교의 중요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신라의 자장율사에 의해 창건된 월정사는 중국의 오대산에서 수행하던 자장율사가 공부하던 중 문수보살을 친견하게 되어, 신라로 돌아오자마자 문수보살을 다시 친견하기 위해 창건하게 된 것이다. 신라시대 신문왕의 아들 보천과 효명 두 태자는 오대산에서 수행하기위해 월정사를 즐겨 찾았다고 한다. 한국의 여러 사찰이 그렇듯이 월정사도 전쟁과 화재로 여러 번 전소됐었다. 월정사의 안방인 대웅전만 7차례 전소됐었다는 기록이 있으며 마지막으로 6,25 동란 때 많은 문화재가 전소됐지만 현재까지 꾸준한 문화재 복원사업과 월정사 재건 사업으로 옛 명맥을 유지하게 되었다. 월정사는 특히 주변 천혜의 자연환경으로 유명하다. 천년 이상 된 전나무 숲이 울창한 월정사 경내 입구는 저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하며 그곳을 방문한 사람들은 저절로 자연의 위대함에 고개를 숙일 것이다. 풍수지라학적으로도 뛰어난 월정사는 산세의 모양이 기가한번 들어오면 잘 빠지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선지 사명대사나 한암 스님 등 역대 큰 스님들이 젊었을 적에 월정사에서 수학한 인연이 있다.
<부처님 진신사리 모신 곳>
천년사찰만이 가질 수 있는 매력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천년고찰 월정사는 그 명성에 걸맞게 각종문화재가 산재해 있다. 대표적인 적멸보궁은 석가모니의 진신 사리를 모시는 전각, 불상을 따로 모시지 않고 불단만 있는 것이 특징이다. 월정사 적멸보궁은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 중 하나로 5대 경남 통도사, 설악산의 봉정암, 영월의 법흥사 그리고 정선의 정암사와 함께 순례객들의 대표적 성지순례 장소이다. 적멸보궁 뒤뜰 땅속에 묻어 있는 부처님 진신 사리는 일본 강점기 시절 일본군이 도굴했다는 설이 있지만 너무나 신성한 곳인 만큼 후대 사람들은 있는 그대로 남겨 놓고 있다. 강원도의 대표사찰로 유명한 월정사는 그 명성에 걸맞게 사찰 내에 박물관이 따로 존재한다. 주로 강원도 사찰의 역사와 문화재를 전시해 놓은 곳으로 특히 국보로 지정된 사리구 등 국보급 문화재가 다수 전시되어 있다. 월정사 본당인 적광전의 앞뜰 중앙에는 팔각구층석탑이 서 있다. 연꽃무늬로 치장한 이층 기단과 완벽한 형태의 금동장식으로 장엄한 상륜부 등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룬 탑이다. 많은 사람들이 조선시대의 탑으로 알고 있지만 탑의 형식으로 봐서는 고려시대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다. 화강암으로 만들었고 수백 년을 거치면서 화재로 빛깔이 많이 변했지만 오늘 날까지도 완벽한 형태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월정사에서 오백 미터쯤 되는 곳에는 부도 밭이 있다. 이 부도들은 스님의 묘탑으로서 모두 스물세기가 있는데, 불가에서는 스님이 입적하면 화장을 하는데 이때 평소 정진한 기운과 불이 어우러져 사리라는 결정체가 남는다고 한다. 부도는 이 사리를 모신 곳이다. 앞에서도 언급한바 있는 조선왕실 의궤는 조선시대 국가나 왕실에서 거행한 주요 행사를 기록과 그림으로 남긴 보고서 형식의 책을 말한다. 월정사에 있던 이 의궤가 전쟁으로 유실되면서 다시 조국의 품으로 돌아오는 데는 월정사의 끊임없는 문화재 반환운동의 결과이다.
<불교문화 축전>
계절별로 즐기는 월정사 나들이
월정사는 유명사찰인 만큼 일 년 내내 각종 프로그램과 행사로 빼곡하다. 제일 유명한 프로그램은 월정사 단기출가학교다. 이미 언론을 통해 여러 차례 소개된 바 있는 프로그램으로 일반인들이 한 달 동안 출가생활을 해보는 것이다. 50 여명의 남녀가 한 달 동안 행자생활을 하면서 실제로 출가를 한사람도 있다고 한다. 벌써 5년째를 맞는 프로그램으로 최근 26기 졸업생을 배출했다. 매년 3기수씩 뽑기 때문에 계절별로 원하는 때에 갈수도 있다. 매년 5월에 하는 오대산 천년의 숲 옛길 걷기대회는 천년 이상 된 거목들이 울창한 오대산 자락을 하루 동안 산책하는 행사로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최근에는 확장공사와 함께 길을 손질해서 맨발로도 다닐 수 있게 하였다. 오대산 불교문화축전은 월정사에서 기획한 지역 축제이다. 올해로 7회를 맞는 오대산 불교문화축전은 매년 가을 3일 동안 월정사 관련 사진전시, 백일장, 그림 그리기 등을 개최한다. 이 축전의 하이라이트는 달이 밝은 밤 월정사 대웅전 앞에서 공연하는 음악 콘서트로 화려한 마지막 밤을 장식한다. 여러 인기 있는 밴드를 비롯하여 유명 인간문화재들의 공연이 끊이지 않고, 이제는 강원도의 자랑으로 인근 시민들의 즐길 수 있는 문화행사로 자리 잡았다. 매해 마지막 날 이벤트로 ‘기쁨해 3보 1배 대정진’을 한다. 월정사부터 출발하여 산꼭대기의 적멸보궁까지 3보 1배를 하는 행사로 한해의 업장을 소멸하고 새해를 기분 좋게 맞이하라는 데서 마련된 행사이다. 행사를 다 마치고 타종행사가 있는데 행사참여 인원 중 지원자에 한해서 타종행사에 참여 할 수 있다. 이처럼 역사와 문화가 풍부하고 일 년 내내 다양한 행사로 가득한 이유는 유서 깊은 역사를 가진 월정사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서울에서 진부까지 3시간 거리 정도 되니 주말에 온 가족이 10월의 단풍을 구경하러 월정사로 여행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차원석 기자(travelnews@naver.com) | |
글쓴날 : [10-10-11 10:29] | 차원석기자[fabias82@hot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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