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치는 에너지, 수행으로 中道 찾아요” (2월9일-현대불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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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7-02-09 15:31 조회7,028회 댓글0건본문
▲ 정효정 낭만씨어터 단장을 2월 6일 서울 역삼동 아이액터스 스튜디오서 만났다. |
조계사 청년회ㆍ찬불열창대회 대상도
‘라이어2’, ‘모던걸 백년사’ 등 작품
다양한 예술하려 지난해 직접 창단
여성ㆍ인간심리 주제 작품 계획
[현대불교=박아름 기자] “B급이 좋아요. 재밌잖아요. 정답이 없기 때문에 실패에 대한 두려움도 없고요. 하하”
대부분의 사람들이 A급을 찾는 시대, 당당하게 ‘B급 애정’을 드러내는 이가 있다. 대중의 기대가 없는 동시에 부담도 없기 때문이라지만 우스갯소리일 뿐, 주목받지 못한 것들에 주목하는 것이 그녀만의 ‘B급 품격’이다. 이처럼 엉뚱하고도 재기발랄한 정효정(30) 낭만씨어터 단장을 2월 6일 서울 역삼동 아이액터스 스튜디오서 만났다.
“B급이라고 해서 하등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흔히 말하는 메이저가 아닐 뿐 고정적인 프레임을 벗어난 범주죠. 도전적이면서도 참신해요. 정해진 틀이 없으니 훨씬 자유로워요.”
지난해 9월 뮤지컬 프로젝트 그룹 낭만씨어터를 창단한 것도 다양한 예술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누군가 써놓은 로맨스극에 출연하는 것도 행복이지만, 하고 싶은 연극과 음악을 직접 할 수 있는 무대가 필요했다.
이에 낭만씨어터 창단 후 처음 기획한 공연도 평소 열렬한 팬이었던 기형도 시인의 작품들을 주제로 한 음악낭독극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였다. 작곡에는 김서영 작곡가와 함께 이종만 좋은벗풍경소리 실장, 보경 스님이 참여했다. 넉넉지 않은 자금 사정으로 공연을 연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무보수로 선뜻 곡을 내어준 지인들 덕분에 성황리에 마무리할 수 있었다.
“고등학교 때 기형도 시인의 ‘엄마 걱정’이란 작품을 읽고 매료됐어요. 시에서 풍겨지는 쓸쓸함과 회색빛 느낌이 당시 제 마음 같았어요. 그래서 잘 알려지지 않은 기형도 시인의 작품을 대중들과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주변 분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하지 못했을 겁니다. 진 빚을 갚으려면 더 열심히 해야 해요(웃음).”
올해 준비 중인 공연도 그녀만의 색깔이 확실하다. 제목만 듣고는 종잡을 수 없기 때문에 절로 호기심이 생긴다.
“10월쯤 여성에 대한, 정확히 말하면 세 자매의 이야기를 담은 ‘마음의 범죄’란 작품을 할 거에요. 또 상반기엔 음악낭독극을 함께했던 김서영 작곡가와 함께 인간의 심리를 소재로 한 음악극도 계획 중이에요.”
그녀는 인하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 연극 ‘라이어2’, ‘나는 너를 사랑하고 있어’, ‘지금 여기, 엘렉트라’ 등에 출연한 바 있다. 그런데 연극 뿐 아니라 음악에도 잔뼈가 굵다. 고등학교 자유학기제 프로그램서 학생들에게 뮤지컬을 가르치고 있으며,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 ‘모던걸 백년사’, ‘고래의 꿈’ 등에 참여했다.
특히 2015년 찬불가 열창대회서 폭발적인 성량으로 주목받으며 대상의 쾌거를 거머쥐기도 했다. 당시 폐암 4기로 투병 중이던 아버지에게 드린 마지막 선물이기도 했기 때문에 더욱 특별한 기억으로 남았다.
“주변 분들의 권유로 욕심 없이 나갔는데 큰 상을 받았어요. 가수를 꿈꾸셨던 아버지 덕분이었다고 생각해요. 타고난 성량을 물려주셨죠. 아버지가 기뻐하셔서 더 행복했습니다.”
찬불가는 그녀에게 음악이기 전에 위로다. 조계사 청년회 ‘소리마루 합창단’에 들어간 것도 그 때문이다. 유달리 큰 성량 때문에 반야심경을 낭독하거나 찬불가를 부를 때 애정 섞인 핀잔(?)을 듣기도 했지만, 혼자 노래할 때보다 도반들과 함께 부처님 가르침을 노래하는 순간이 더없이 행복하다.
2013년 1월 월정사 단기출가학교에 참여한 것도 잊지 못할 추억이다. 여느 20대 청춘들이 그러하듯 쓰라린 실연의 아픔을 겪으며 불교에 의지했던 그녀가 단기출가학교에 임하며 완전한 불자로 들어섰다. 여성은 삭발이 선택이었는데 그녀는 연극 오디션을 앞두고도 삭발을 감행했다고 한다. 이후 그녀는 꾸준히 위빠사나 수행에 매진하고 있다.
“여러 수행법이 있지만 저한테는 위빠사나 수행이 잘 맞는 것 같아요. 요즘엔 선무도도 배우고 있어요. 수행은 연극과 음악을 하는데도 큰 도움이 돼요. 제가 지나치게 밝은 편인데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혀줘요.”
그녀의 꿈은 ‘다시 태어나지 않는 것’이다. 현재 자신의 삶으로도 충분히 만족하며, 고통의 연속인 윤회서 벗어나는 게 인생 목표라고. ‘우음(雨音)’이란 법명처럼 사람들 마음을 촉촉이 적시는 빗소리와 같은 음악을 펼칠 그녀의 행보가 기대된다.
기사원문보기 http://www.hyunbu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90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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