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평창과 문화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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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연수국 작성일18-03-07 09:54 조회6,099회 댓글0건본문
세계인의 축제의 장인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사상 최고의 대회라는 극찬을 받으며 지난 2월25일 폐막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스님이 올림픽 개막을 한 달 여 앞두고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을 방문해 오찬을 함께하며 격려의 시간을 보낸 것을 시작으로 불교계는 모든 일정이 회향할 때까지 경기장 안팎에서 물심양면으로 힘을 보탰다.
지난해 11월 국내 상륙한 올림픽 성화는 국내 곳곳을 돌아 천년고찰 양양 낙산사를 거쳐 마지막으로 평창 월정사 경내를 돌아 개회식장으로 향했다. 이어 올림픽의 시작을 알리는 상원사 동종 소리가 울려 퍼졌고, 같은 시간 전국 1800여 개 사찰에서도 범종을 울리며 올림픽의 성공을 기원했다. 또 대회기간에는 조계종 중앙신도회 임원들과 신도·포교단체 대표자들로 구성된 응원단이 경기를 관람했다. 이러한 성원에 힘입어 불자 선수를 포함한 대한민국 대표단은 다양한 종목에서 역대 최다의 메달을 따내며 종합 순위 7위에 올랐다.
여기에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은 올림픽을 맞아 강원지역 5개 사찰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특별한 템플스테이를 진행해 세계 각국의 언론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으며 세계인들에게 또 다른 감동을 선사했다. 템플스테이 동참 사찰인 월정사는 올림픽을 앞두고 오대산 곳곳에 스민 신앙과 역사, 과거와 현재를 한 권으로 묶은 <오대산을 가다>를 펴내며 축제 분위기를 한껏 북돋았다. 특히 이 책은 “지방도시에서의 올림픽 성공유무는 일회성 축제가 아닌 문화올림픽 측면을 부각시켜 지속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하는데 있다. 평창올림픽이 성공적인 문화올림픽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향후 올림픽이 나가야 할 비전을 제시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강원도와 한국관광공사가 평창 동계패럴림픽 홍보행사 명칭에 특정 종교 기념일인 ‘크리스마스’ 명칭을 사용해 그동안 불교계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었다. 종교를 초월해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전통문화가 지구촌에 메아리치는 ‘문화올림픽’을 만들고자 했던 사부대중의 바람을 무색케 했다. 다행히 해당기관이 사과와 함께 시정조치 했지만, 앞으로, 불교계 기대처럼 문화올림픽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불교신문3373호/2018년3월7일자]
허정철 기자 hjc@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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