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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달이 아름다운 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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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춘추] 워킹 홀리데이(매일경제)_2011.09.08(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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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1-09-09 09:33 조회9,22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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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부터 여름휴가는 오대산 월정사의 템플스테이로 보내고 있다. 월정사의 여름은 늘 특별하다. 한여름의 산이 갖고 있는 특유의 넘치는 생명력. 하루에도 몇 번씩 그 모습을 바꾸는 시리도록 짙은 산사의 녹음. 스님들의 여유로운 미소와 그 안에서의 새벽 예불, 108배, 울력….

이들을 통해 늘 충만한 생명의 기를 받고, 내 안의 에너지를 정화할 수 있게 된다. 그중 백미는 월정사 부근의 잣나무길이다. 고목들 사이에서 노스님을 따라 조용히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일상의 짐들을 잠시나마 내려놓을 수 있다.

"또 다른 세상을 만날 땐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

오래전 `스피드 011`의 광고 카피지만, 스스로를 잠시 꺼둘 수 있는 이 순간이 매년 여름 이곳을 찾게 하는 이유일 듯싶다. 무념 속에 한참을 걷고 있는데 주머니 속 휴대폰이 부르르 떨린다.

"업무에 지친 심신을 달래시며 구상하시는 경영 방향 잘 도출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구성원이 보낸 문자메시지에 피식 웃으면서 어느새 생각은 회사로 돌아가게 된다. 두고 온 일이 생각나 통화를 하고, 인터넷 검색을 하다 보면 어느새 사내 메일을 확인하고 급한 결재를 하고 있다. 스스로를 꺼두기는커녕 산중이 원격 근무지로 바뀌는 순간이다. 통신사에 몸담고 있지만 우리의 통신 인프라에 자부심을 느끼면서도 이래선 안 되겠다는 생각에 휴대폰을 내려놓는다.

우리의 젊은이들이 외국에 나가 일하면서 돈 벌고, 그곳의 언어와 문화를 배우는 `워킹 홀리데이(Working Holiday)`가 국내에 소개된 지 벌써 십 수년이다. 앞으로는 통신과 IT의 발달로 워킹 홀리데이의 개념이 확장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현재의 속도보다 훨씬 빠른 4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인 LTE 주파수 경매가 최근 마무리됐다. 이미 일부 지역에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고, 머지않아 동영상 스트리밍 등 초고속 데이터 통신이 언제 어디서나 가능해질 것이다. 통신과 IT의 발달로 시간과 공간의 개념은 계속 바뀔 것이다.

말 그대로 통신서비스의 상전벽해(桑田碧海)다. 통신과 IT의 발전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지금 내가 있는 곳을 곧 나의 일터(Workplace)로 만들게 될 것이다. 덕분에 내년 여름도 스스로를 꺼두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다. 기술의 발달은 워킹(Wor-king)과 홀리데이(Holiday)의 간극을 계속 좁히고 있다.

"마음에 따르지 말고 마음의 주인이 돼라"는 법정 스님의 말씀을 되새기며 워킹과 홀리데이의 조화를 꿈꿔본다.

[박인식 SK브로드밴드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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