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문화 발전·사회통합 주제
민간문화유산 지원 강화 비롯해
전통사찰 중복규제 완화도 제안
차별금지법 필요성 재차 강조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4월 15일 치러질 예정인 가운데, 조계종이 여야 각 정당과 후보들에게 불교 현안에 대한 정책자료집 <사회통합과 전통문화 발전을 위한 정책제안> 3000부를 배포했다. 자료집은 ‘전통문화 발전’과 ‘사회통합’이라는 2개의 대주제로 구성됐다.
조계종이 자료집에서 가장 중요한 현안으로 꼽은 것은 ‘국립공원 내 문화재관람료 문제 해결’이다. 문화재 보유 사찰의 관람료 징수 논란은 이미 오래전부터 해결되지 못한 채 이어져 온 과제다. 특히 지난해 6월 조계종은 문화재관람료 논란에 정부가 나서서 해결할 것을 촉구한 바 있으며, 당시 헌법소원을 언급할 정도로 강력하게 요청했다.
이에 따라 조계종은 이번 자료집에서도 “2007년 정부의 일방적인 공원입장료 폐지 이후 사회적 갈등이 발생하고, 갈등을 야기한 정부 관계 부처의 문제 해결 노력이 미흡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국립공원에 편입된 사찰지에 대한 보상 방안 마련, 국립공원의 효율적 통합 관리를 위한 가칭 ‘국가공원청’ 승격을 정책으로 제안했다. 특히 국립공원에 편입된 사찰 토지에 대한 가치, 기여도 평가 등을 통해 보상 절차를 법적으로 명문화하는 한편, 보상 절차 명문화가 어려울 경우 사찰지를 국립공원에서 제외할 것을 요청했다.
현재 조계종은 국립공원 면적 총 3972㎢ 중 7%에 달하는 279㎢를 소유하고 있다. 무엇보다 조계종 소유 토지가 국립공원 내 핵심지인 데다 월정사의 경우 오대산국립공원 경제적 가치의 40%에 해당하는 것으로 조계종은 보고 있다.
조계종은 문화재관람료 문제 해결에 이어 ‘민간문화유산 지원 강화’에도 힘을 실었다. 국가 문화재 정책이 국유 문화재를 중심으로 예산이 집중되고, 민간문화재는 지원보다 일방적이고 통제적인 관점으로 관리되는 관행에 따른 것이다. 국가지정문화재 중 불교문화유산은 47.7%를 차지한다.
조계종은 문화재청 내 ‘불교문화유산본부’를 신설해 불교문화재 전담 조직 구성을 제안하고, 문화재 소유별 균형 있는 정책 수립과 예산 배정을 강조했다. 현재 국가가 직접 관리하는 궁궐, 왕릉, 유적 등의 관리에 인력과 예산이 편중된 것에 대한 형평성을 요구한 것이다.
이와 함께 조계종은 “문화·역사·불교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국가 법령의 중복된 규제로 민족문화유산인 전통사찰의 보존관리가 제한된다”며 ‘전통사찰의 보존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전면 개정을 제안했다. 아울러 소형 전통사찰들이 재정 부족으로 겪는 시설보수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국고보조율 50%를 명문화할 것도 덧붙였다.
이외에도 10.27법난 기념관 건립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총사업비 보전과 정부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구했다.
조계종은 사회통합 부문에서 첫 번째로 차별금지법 제정을 제안했다. 차별금지법은 불교계가 수년 전부터 이웃종교계와 연대하며 필요성을 강조해온 바 있다. 하지만 보수개신교의 반대로 인해 법안 제정은 번번이 무산됐다.
이에 조계종은 “우리나라는 2008년 2월 12일 차별금지법이 상정됐으나 제17대 국회 임기만료로 폐기된 이후 2011년, 2012년, 2013년 지속적으로 입법 발의했다. 하지만 일부 반대 의견으로 폐기되거나 철회됐다”고 설명했다.
조계종은 또 남북 민간교류 활성화 일환으로 금강산 신계사 템플스테이 사업을 정부차원에서 추진해줄 것을 요청했다. 아울러 북한의 사찰 주변 산림 가꾸기, 북한 문화재 공동조사 및 발굴 복원 등을 제안하면서 적극적인 남북불교 교류로 남북관계 개선에 이바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조계종은 정책제안 자료집을 여야 각 정당과 전국 교구본말사에 배포한 데 이어 국회의원 선거 일정에 맞춰 전국 253개 지역구 모든 여야 후보 캠프에도 전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