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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달이 아름다운 절
월정사 템플스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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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박 8일 <오롯이, 바라보기>에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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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민성숙 작성일15-02-22 04:43 조회10,041회 댓글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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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부터 삼박사일동안 쉬지않고 눈이 내린 덕분에
동화나라같은 풍경이되어 포근히 감싸주던 오대산.
잠시 눈이 그친 밤 쏟아질 듯 하늘에 떠 있던 아름다운 별.
적당히 얼어 있는 눈밭에 누워서 옷이 젖도록 그 시린 별을 바라보았습니다.
자연이 가져다주는 안식과 평화를 왜 진작 가슴에 담지 못하며 살았는지...
 
월정사에 다녀왔습니다.
템플스테이 <오롯이, 바라보기>가 7박 8일 동안 진행되었는데요.
새벽 2시 40분에 기상해서 3시부터 면벽 '참선'을 시작하면
밥 먹고 씻고 잠시 쉬는 시간을 빼고 밤 10시까지 무려 11시간을
꼼짝 않고 자리에 앉아 스님께서 내리신 화두를 껴안고 참선을 했습니다.
물론 가부좌를 틀고 말입니다.
아, 처음엔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
물론 뭐... 끝나는 오늘 까지도 힘든것은 마찬가지였지만
육체가 가져다주는 고통과 한계를 바라보는 저의 자세가 달라졌다는 말씀이지요.
 
지난 주 토요일 부랴부랴 월정사를 향해 갈 때만해도
이렇게 속수무책으로 자리에 앉아 마음공부를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기독교인인 저로서는 템플스테이가 뭔지, 참선이 뭔지,
대충 느낌으로만 알았거든요.
 
설 명절에 시댁에 안 가고 뚱단지 같이 뭔 템플스테이냐고 하시겠지요.
너무 깊이 알아야겠다고 덤비지 말아주세요.
많이 알면 다치십니다. 하하하.
 
절집 처마 끝에 매달린 풍경소리가 아름다운 것은 소리일까요, 바람일까요.
바람이 풍경을 흔들기에 아름다운 소리가 나는 것인데요.
풍경도 바람도 스스로 아름답기는 힘들지 않을까요.
혼자일때는 아무것도 아니던 둘이 만나서 아름다운 소리를 만드니까요.
 
가족도 그런 것 같아요.
제가 부모님을 선택해서 태어난 것은 아니지만
남편은 제가 선택해서 부부가 된 것이고
제 아이들도 그 녀석들이 우리 부부를 선택해서 세상에 온 것이 아니지요.
그저...
부모님과 남편, 자녀들의 아름다움을 위하여 내가 존재하여야하듯이
나의 아름다움을 위하여 당신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산사에 와서 알았습니다.
 
차분차분 조용히 내려 자기가 머물 자리를 알아서 찾아 떨어지던
눈송이들을 보면서 결코 흔들리지 말아야할 것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종교를 떠나 한번쯤 이렇게 훌쩍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하는 것도
퍽 좋은 일이라고 생각 합니다.
착한 벗님들께 권하고 싶어지는군요.
그 어떤 여행보다도 느낌이 살아 있거든요.
초대합니다.
월정사에서 참선하시며 나를 찾아 여행을 떠나시기를.
 
참선하는 중 꾸벅꾸벅 졸다가 어느 순간 정신이 번쩍들게 만드는 죽비소리,
먹어도 먹어도 맛있기만했던 야채가 100% 반찬인 세끼 공양,
(지속적으로 먹으면 저절로 다이어트가 될 듯...)
등불을 들고 깜깜한 밤 길을 걷다가 그 등불을 끄고 어둠 속을 걸을 때
알싸하면서도 어둠이 주는 알 수 없이 포근하던 그 느낌,
마지막 날 스님과 도반님이 편을 갈라 눈싸움 놀이를 하다가 청엄스님께서
내 머리에 쏟아 부으셨던 눈덩이 죽비,
그리고 설 날 새벽 통알과 기분 좋은 세뱃돈...
아, 세뱃돈을 받아 본지가 이 얼마만이던가...
 
우리가 공부하던 월정사 서별당은 외부의 소음에 그대로 노출이 되어 있었어요.
그래서 염불하는 소리, 사물의 울림, 관광객들의 소란함이 생생하게
묵언 참선하는 저의 귀에 마구 쏟아져 들어 왔습니다.
어쩐지 저는 그 소란함들이 오히려 자장가처럼 들리더라고요.
아... 덕분에 잠 속에 스르르 빠져들다가 스님의 죽비 소리에 정신이 번쩍 들었죠.
그리하여, 이제 그 어떤 소음에도 강한 귀를 가진
천하무적 민성숙이가 될 것 같습니다.
졸기만 했구나라고 생각하지 말아주세요.
소리에 예민했던 제가 그만큼 둥글어졌다는 말씀이니까요.
 
참선 1기인 우리들의 스승 적엄 스님,
옆에서 응원하며 함께 자리에 앉아 주셨던 상엄스님과 청엄스님,
그리고 구석구석 사소한것까지 알뜰히 챙겨주신 정은유 선생님과 공경연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벌써 월정사와 세분 스님들, 그리고 아름다운 섬김으로 저에게 큰 감동을
선물하신 예쁜 우리 선생님들이 마구 그리워 집니다.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
 
ps : 어젯 밤 글을 올렸다가 오늘 새벽 글을 수정하려하니 수정이 잘 안되어서 다시 글 올리기로 올립니다.
 
 
2015. 2. 21. 저녁에 춘천에서 1기 참가자 민성숙 두손 합장

댓글목록

윤법성님의 댓글

윤법성 작성일

저도 참가하고 싶었는데...
여러가지 사정이 있어서 참석 못 했습니다.
부럽습니다.
다음 기회가 오면...

민성숙님의 댓글

민성숙 댓글의 댓글 작성일

꼭 참석 해 보세요.
인생이 달라지더라고요.
응원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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