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여름수련회를 다녀오고 나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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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은 작성일10-08-07 10:11 조회12,520회 댓글7건본문
안녕하세요?
이번 여름 1차 수련회를 다녀온 오은서라고 합니다.
하하하 법명은 지은이구요 ^^
하지만 많은 법우님들이 저를 막내로 기억하고 계실 듯 하네요 -
여름 수련회를 다녀온 지 벌써 4일이 지났다니 전혀 믿기지가 않아요!
지금도 저는 여전히 월정사앓이 중이거든요 ^^
마지막 날 수계식때 향 끝으로 팔에 살짝 대었던 부분은
작게 물집이 잡혔었는데 지금 보니까 빨갛게 작은 점으로 보일 정도로 다 아물어버렸네요 -
당시엔 처음 경험하는 거라 어찌나 따끔! 하던지 소리를 지를뻔 했답니다.
그런데 지금은 이 상처가 점점 아물어 가는 걸 보며
월정사에서의 기억 중 부분이 사라지는 것만 같아서 이 마저도 너무 아쉽습니다.
몸은 집에 있지만 요새도 마음은 늘 그곳이어서
일정표를 들여다 보며 -
아~ 지금은 2차 수련회에 오신 법우님들이 무엇을 하고 계시겠구나 ~
하루종일 생각합니다.
절에 가면 삼배 하는 것이 고작이었던 제가 어떻게
엄마 아빠도 없이 어느날 문득 수련법회에 참가해야겠다고 다짐했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가본적도 없고 아는 사람도 아무도 없는 곳에 가는 것인데도 마냥 가슴이 설렜던것 같아요 -
나중에 다녀오고 보니까 제가 애기였을때
저희 엄마께선 저를 업고서 적멸보궁까지 가셨다고 하더군요 ^^
제 나이 또래가 몇 없고, 그 마저도 부모님과 함께 온 법우분이어서
처음에 전 외톨이가 된 기분이었습니다.
이모, 이모부뻘 되는 분들 사이에서 말을 좀 붙여보려 해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고 어색하기만 했거든요.
그런 어색함 속에서 첫번째 상공양을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르게 마치고
식당에서 올라왔을때 도연스님을 뵈었습니다.
'몇살이니?' 라고 환히 웃으면서 제게 말을 걸어주시던 모습은 지금도 잊혀지지가 않아요
너무 고우시고 예쁘신 비구니 스님과 주고받은 몇마디 덕분에 참 편안했거든요^^
염주만들 때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던 번데기 모양의 매듭도 알려주시고~
그리고 너무 긴장하고 발우공양을 하다보니 손이 덜덜 떨려서 국발우를 떨어뜨리는 바람에
정적을 깨고 엎었을 때, '괜찮아요 이걸로 닦으세요~'하며 당황한 저를 도와주셨던 청엄스님
'지~으!' '지~어!' '지~은!' 법우님들의 제각기 다른 법명을 사투리 때문에 모두 비슷하게 부르셔서
법우님들과 한동안 웃게 해주신 각엄스님-
스님 덕분에 절하는 법 이젠 정말 제대로 알게 되었답니다 ^^
그리고 월정사에서만 공양을 하던 저희에게 상원사에 예약했다면서 외식하고 오시라던
재치 만점 중오스님, 둘째날 몸과 마음하나되기 시간에 저희와 함께 하셨는데
한참 졸려서 애먹고 있던 시간에 앞에서 낑낑 거리면서 열심히 하는 스님 덕분에
잠도 깨고 열심히 했던것 같아요 -
아! 강의는 왠지 지루할 것 같다는 편견을 깨주시고 너무나도 재미있게 그리고
친숙하게 강의해주신 자현스님께도 감사하단말 전하고 싶습니다 ^^
너무 일찍 깨고 이것저것 하느라 피곤한 탓에 조느라 동작을 한박자씩 늦게 따라했지만
절이라던지 등산으로 지친 몸을 풀어주시던 몸과마음 하나되기 보살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저 요새 잘때 송장자세로 잔답니다^^ 하하하
또, 둘째날 저녁- 제가 머물었던 숙소 앞 마루에 찾아온 고양이 혜원이던가?
너도 너무 보고싶어 ㅠ0ㅜ
그리고 제게 막내야~ 막내야~ 하면서 이것 저것 챙겨주시고, 마냥 예쁘게만 봐주신 법우님들
잊지 못할 것 같아요 ^^ 인연이 된다면 어디선가 다시 뵐수 있겠죠?
새벽에 저희를 깨워주시느라 잠도 제대로 못주무시고
3박4일을 언제나 떠올리고 기억할 수 있도록 사진 찍어주시고
저희보다 바쁜 일정을 보내셨을 자원봉사자 님들께도 너무 감사합니다!
어제 저녁메뉴는 시원한 콩국수를 먹었어요~
그런데 콩국수를 국물까지 시원하게 마시고 나서
그릇에 남아있는 그 콩국수 물, 콩찌꺼기라고 해야하나? 콩가루인가?
아무튼 너무나 눈에 띄더라고요 .
발우공양할때 도연스님께서 해주신 아귀가 생각이 나서
물을 몇번이고 그릇에 부어서 깨끗하게 다 마셨답니다 ^^
아직도 새벽이면 목탁소리가 들려올 것만 같고 , 날씨가 좀 흐렸지만
밤하늘의 별이 그립습니다.
계곡의 널찍한 바위에 앉아서 명상을 하던 때도 그립고
마당을 쓸던 울력시간도 그립고
적멸보궁 가는 길에 만났던 다람쥐도, 옛길걷기 때 보았던 엄지 손톱만한 개구리도
앞이 보이지 않던 까만 새벽부터 해가 떠서 아침이 밝을 때 까지 했던
지금도 '석가모니불~'소리가 들려오는 삼보일배도 그립습니다.
심지어는 여러 일정들 사이에 5~10분씩 주시던 꿀같던 해우소 다녀오는시간도 그립네요 ^^
월정사에 다녀온 뒤 제게 많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하루하루가 너무 소중하고 기쁘고 즐겁습니다.
새벽예불시간엔 절대 일어나지 못하지만
일정표에 나와있는 저녁예불시간엔
집에있는 좌복을 펼쳐놓고 향을 피우고
예불문, 반야심경을 외우고 108배를 매일 하고 있답니다 -
으으윽 ㅠ0ㅜ
눈물이 나도록 모두가 그립고 보고싶습니다~
너무나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던 잊지못할 3박 4일이었어요!
아하하 그리고 또하나!
저희 대학교 불교학생회인 성불회에 들게 되었답니다 ^^
오호호홍 - 열심히 참여하다 보면
저도 스님들처럼 멋지게 반야심경을 외울 수 있겠지요?
하하하 월정사에서의 추억 모두 너무너무 사랑해요!
성불하세요 ^^
댓글목록
연수국님의 댓글
연수국 작성일방학동안 잊지못할 추억 한페이지 만들어놓고 생각날때 마다 열어보고 그리워 하다보면 어느날에 부처님이 보고싶어 한걸음에 달려올때가 있을것 같예요... 수고많으셨구요 월정사에서 받았던 좋은 기운 주위에 있는 인연들에게 회향하기를 바라면서 다시 인연되면 언제든 오세요 ,,감사합니다.()
지암님의 댓글
지암 작성일귀여운 법우님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성불하세요 ~
지은님의 댓글
지은 작성일
귀엽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법명이 다 '지'자 돌림이라
진짜 모두가 가족같이 느껴지네요 ~지암법우님도 성불하세요♡
지향님의 댓글
지향 작성일수련회 때 사진과 법우님의 글을 읽으니 그 날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살면서 큰 힘과 감동이 될 것같습니다. 예쁜 모습 변치말고 부처님과 열심히 사랑을 나누세요*^^* 부처님의 가피가 함께 하실거라 생각합니다.
지은님의 댓글
지은 작성일다녀온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시간이 많이 지났네요- 오늘처럼 비가 많이 내리는 날이면 지금쯤 수련하고 계실 3차 수련회의 법우님들이 저희가 그랬던 것처럼 커다란 우산을 들고 적멸보궁에 오르셨겠구나 생각해요 -^^ 지향님이 제가 기억하는 그 분이신지 잘 모르겠지만 3박4일 감사했습니다 히히 성불하세요 ~
안윤진님의 댓글
안윤진 작성일
아름다운 지은님 글로 다시 만나니 반갑네요 성불하세요^^ 천사님
(지후)
지은님의 댓글
지은 작성일
날씨 더운데 잘지내고 계세요? 히히히 지후법우님을 알게 되어서 너무 좋았어요 !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또 한번 얼굴을 뵐 수 있었으면 해요~ 지후법우님 성불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