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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이에게 [나에게 쓰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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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파랑 작성일13-12-09 10:32 조회11,39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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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이에게
 
꼭 한 번 더 찬고 싶었던 월정사에 오니 정말 좋지?
조금만 뒤로 미루면 되고 조금만 신경 덜 써도 될 일이 이 세상의 전부 인냥 끌어안고 전전긍긍하던 너에게 이번 23일의 여행은 좋은 약이 되어준 것 같다.
잠도 푹 자고 아무 생각도 없이 바람을 느끼고, 공기를 느끼고, 새소리 물소리도 간만에 실컷 들었지.
달콤한 낮잠 시간에 오랜만에 어릴 적 추억도 떠올랐지.
그동안 도대체 넌 뭘 하고 지낸 거니?
추억도 잊고 살만큼 뭐 대단한 일을 한다고...
엄마의 금강경 들으며 여름날 낮잠 자던 추억이 이제 보니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던 것 같아.
이젠 엄마랑 눈 마주쳐도 안 싸울 생각도 들지;
엄마의 금강경...
돌아가는 길에 선물로 하나 사다드려야 할 것 같구나.
어쨌든 파랑아 앞으로도 넌 열심히 살아가겠지만 가끔씩 너에게 휴식이라는 선물도 주려무나.
안녕. 다시 보자.
 
 
2013. 7. 6.
 
너의 가장 친한 친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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