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가 필요할 때 찾은 곳 - 월정사 템플스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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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다롱이 작성일15-04-05 23:30 조회10,655회 댓글2건본문
# 떠나기 1일 전 - 일로 머리가 아프고 몸은 피곤하고 사람관계에 지치다.
저는 특수학급에서 유아들을 가르치는 교사 입니다.
3월은 가장 많은 일과 아이들 적응에 1년 계획을 세우는 아주 힘든 달이지요. 3월 힘든 달을 마친 저에게 칭찬의 의미로 또 복잡한 생활에서 일탈하고 싶은 마음에 훌쩍 떠날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런 중에 작년 월정사 여름 수련회를 경험했던 기억이 좋아 급하게 템플스테이 휴식형으로 신청하였습니다.
# 여행 1일차 - 그곳을 향해 떠나다.
얼른 개인 일을 마치고 눈치보이지만 조퇴를 달고 부랴부랴 떠나습니다. 급하게 가는 거라 어떻게 가야하는지 기억이 나질 않았습니다ㅠㅠ 여름 때 일이 기억 나질 않더군요. ㅠㅠ 떠나는 날도 일 때문에 쉬지도 못하는 상황에 찾기도 어려웠답니다. ㅠㅠ 그런 중에 템플스테이 사무실에 전화해서 여쭤보니 친절히 알려주셔서 감동 받았습니다. 그리고 월정사로 가는 시내버스에서 기사 분께 몇 가지 여쭤보니 불친절한 말에 헉..ㅠㅠ 두 분의 말을 들으며 말의 중요성을 깨닫는 시간이 되었고 제가 말을 함부로 했던 것이 생각났습니다. 월정사 가는 길에서부터 수행이 시작되는 것 같았습니다. 보살님의 덕분에 무사히 방사에 도착하여 짐을 부랴부랴 풀고 씻으러 갔습니다. 9시까지 다 마무리 져야 겠다는 생각에 허둥대고 있다가 옆에 방에 있는 사람의 인기척이나 행동을 보며 내가 너무 급하구나. 내가 조급하구나 생각하며 조금씩 내려놓으려 하였습니다. 그렇게 나에 대해 조금씩 깨닫게 되었고, 내가 지금 평소와 많이 다르구나 알게되었습니다. 그렇게 나에 대해 알게 되면서 책을 조금 읽고 나서 보살님이 준비해주신 따뜻한 방에 편히 잤습니다.
# 여행 2일 차 - 상원사, 적멸보궁을 찾아가다.
아침 새벽예불을 드리고 체험형이 아니여서 108배에는 참여하지 못하고 그냥 주변을 돌다가 마루에 앉아 그냥 멍하게 새벽이 올 때가지 기다렸습니다. 이런 저런 생각도 하고 새소리 물소리도 듣고 전나무 숲길도 천천히 걷고 그러다 5대 암자가 있다는 안내문을 숲길에서 보고 이곳을 가야겠다 생각하고 아침 공양 후 사무실에 계시는 보살님께 여줘보았습니다. 서대와 북대는 가기 어렵다는 말씀과 월정사에 오면 상원사와 적멸보궁을 가보라는 말씀을 듣고 버스를 타고 상원사에 갔습니다. 그곳에서 여름 수련회 때 도와주시던 스님과 많은 불자분들이 삼보일배를 하고 계셨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또 마음이 찡하고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이 분들은 어떤 힘든 일이 있기에 이리도 간절히 삼보일배를 하고 계실까. 내가 가진 힘듦은 아무것도 아니구나 생각하며 삼보일배 하시는 분들의 뒤를 따라 적멸보궁을 다녀왔습니다.
#여행 3일 차 - 지장암, 부도군, 관음사를 다녀오다.
새벽예불을 드린 후, 마루에 걸터앉아 멍때리고 있다가 전나무길 산책을 하고, 아침 공양 후 지장암을 다녀왔습니다. 아기자기하고 예쁜 사찰의 모습에 여긴 내 스타일! 하며 여기 저기 보기도 하고 주변에 바위에 앉아 또 멍때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법당에서 제사를 올리고 있어 조용히 삼배를 드린 후 나왔습니다. 보살님께서 가서 참여하면 좋다고 말씀해주셨는데 불자가 아닌지라 머가 먼지 몰라 그냥 네~하고 둘러보기만 하다가 여기 저기 기웃거리는 저를 보시고 비구니 스님께서 차를 대접해 주셨습니다. 잠시 차담을 나누고 월정사에서 점심 공양 후 부도군에 들렀다가 관음사를 향해 갔습니다. 처음에는 지장암처럼 금방 나오겠지 하면서 갔는데 왠걸...산 중턱에 있었습니다. ㅠㅠ 비가 와서 길도 미끄럽고...힝...ㅠㅠ 템플스테이 방을 비워야 해서 가방메고 갔는데...아...이거 포기할 수도 없고 그냥 갔습니다.ㅠㅠ 아이고~~~앓는 소리를 내며 올라갔습니다. 다 올라가서 법당에서 삼배를 드리고 경치도 둘러보고 주변에 잠시 있다가 내려갔습니다.
그렇게 3일 동안 가만히 있으면 또 '마음이 힘들고 머리가 복잡해 지겠다.' , ' 마음이 힘든 것보다 몸이 힘든게 낫겠다.' 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돌아 다녔습니다. 그리고 돌아다니며 보고 읽고 하며 많이 비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비록 3일 동안의 시간이였지만 잠시 나에 대해 생각해보고, 많은 것을 볼 수 있었던 곳이라 생각됩니다. 다음 템플스테이 때에는 가지 못했던 북대와 서대를 한번 가보려 합니다. 할 수 있겠죠?^^ㅋㅋㅋ
집으로 돌아와 일터 생각과 집 일에 여러 가지 복잡한 일들 생각에 또 다시 슬퍼지지만...ㅠㅠㅠㅠ상원사에 쓰여있는 글 귀처럼 비워야 새로운 것을 채울 수 있다는 것을 마음에 세기며 욕심 부리지 않고 비우도록 노력하려 합니다.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템플스테이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너무 폐를 끼친 것이 아닌가 죄송하였던 보살님께도 감사드리고 사무실에서 많은 도움을 주셨던 분들(머라고 해야하는지 몰라서,,ㅠㅠ)도 너무 감사드립니다. 정말 휴식 잘 취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뵈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글에 사진도 함께 올리고 싶었는데 잘 안되네요. 나중에 와서 다시 사진도 팡팡~올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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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정사 연수국님의 댓글
월정사 연수국 작성일
안녕하세요? 월정사 템플스테이 담당자입니다.
저희 월정사에서 편안히 머물다 가셨다니 기쁩니다.
쉬러 오셨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암자를 부지런히 다니시던 호기심 가득하던 모습이 지금도 생각납니다.
일상 생활에 복귀 하셨어도 월정사에서 얻었던 편안한 마음 잊지 마시길 바라며
다음에 찾아 주셨을 땐 문의 하실때 너무 미안해 하지 마시고 편안히 말씀해 주세요.
항상 좋은 날 되세요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