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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달이 아름다운 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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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게 살지마라" 쉼,바라보기(7/5-7)를 마치고... 너무 늦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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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순홍 작성일13-09-30 14:42 조회12,13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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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게 살지 마라”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에 있는 오대산이 품고 있는 월정사에 7월5일(금)부터 7일(일)까지 2박3일 “쉼, 그리고 바라보기”라는 명상특별템플스테이 프로그램에 몸을 던졌다.
 
오대산은 여자(어머니)산으로 모든 부족함을 안아주는 너그러운 산이다.
며칠 전 막걸리마시며 형, 아우 하기로 했던 꽤 괜찮은 동생과 함께 출발하였다.
승용차로 가는 내내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는 해방감과 우거진 녹음에 반하여 나도 모르게“야~ 좋다!”를 연신 토해냈다. 사실 복통이 있어 날짜를 미루려다가 밀어붙였는데 잘 한 것 같다. 아픔이 언제인지 모르게 사라졌다. 신기해라.
 
곧바로 스님의 사찰예절배우기가 있었다. 그 중 John Cage지휘의 오케스트라 연주(4분33초)를 파워포인트를 통해 접했는데 인상적이었다. 시작부터 끝까지 침묵으로 일관한 파격의 퍼포먼스였고 일상의 소음도 음악이 될 수 있고 고요함 그 자체를 느끼고 내 자신의 소리에 귀를 기우릴 수 있는 시간이었다.
 
자그마한 수첩을 나누어주시더니 자기를 부를 수 있는 또 다른 이름을 지어 수첩에 적으라고 하였고 나는 곰곰이 나의 본 모습을 한걸음 물러서서 내가 들여다보고 “불쌍한 아이”라고 지었다. 나를 내가 불쌍히 여기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스님께서 도발적으로 짝을 지어 서로 그 이름의 의미를 설명하고 상대방에 대해 설명하는 독특한 소개시간을 가졌다.
새로운 시각으로 나를 객관화할 수 있는 계기였다.
 
religion(종교)이란 단어는 일본에서 신의 존재를 믿는 신념을 의미할 따름이며 불교는 종교가 아닌 문화내지 철학이라는 말씀이 있었다. 또한 불교를 바다로 비유하여 알기 쉽게 풀이하셨는데 고개가 끄덕여졌다.
 
물고기가 숨을 쉬냐고 갑자기 질문을 했는데 다들 어떤 의미로 묻는 것인지 대답을 주저하니까 물고기가 물밖에 나오면 죽게 된다는 아이러니를 말하면서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 물고기는 파도가 만들어낸 물속의 산소를 받아들여 숨을 쉰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를 역으로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커다란 파도를 사진으로 보여주며 그 파도에 고통 받는 사람들과 서핑을 즐기는 사람을 대비하여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의 중요성을 인지시켰다. 파도를 잘 탈 수 있는 연습 즉 수행이 필요하답니다. 단순한 적용이기에 다소 무리도 있었지만 내게는 다행히도 본질적인 의도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여유로움이 있었다.
 
강의 도중 잠시 눈을 들어 창밖을 보니 네 개의 기와처마로 둘러싸인 파아란 하늘이 세속에서 까마득히 먼 청정지역에 온듯하여 몸과 마음 약간은 서늘한 행복이 스며들었다.
 
下心, 黙言이란 글귀가 눈에 들어왔다. 단지 겸손한 마음을 뜻할 거라 짐작했는데 살피는 마음으로 좀 더 깊이 있는 해설을 하였고 묵언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현대인들은 육체적 건강을 위해 정기검진을 받는데 과연 더욱 중요한 정신건강을 위한 검진은 받고 있는가?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나는 어떻게 살고 있는지?
 
이 짧은 기간 동안에라도 색성향미촉(色聲香味觸)과 재색명식수(財色名食睡)으로 인한 욕망을 잠시라도 내려놓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쉼이란 몸과 마음을 온전히 내버려 두어야한다. 그렇게 해보자.
 
계곡이 바로 옆에 있어 흐르는 상당한 양의 물소리가 원시의 연주로 다가와 평안한 느낌이다. 인간은 흙과 물의 결정체라는 동화같은 성경의 말씀도 공감되는 순간이다.
 
108번뇌라는 말을 구체적으로 풀이해보면 다음과 같다.
소리, 색깔, 맛, 냄새, 뜻, 감각 (6) * 호, 악, 불호불악 (3) * 탐, 불탐 (2) * 과거, 현재, 미래 (3) = 108. 야구공의 실밥이 우연히 108개라는 게 재미있다.
 
어릴 적 만화책에 본 요술부릴 때 쓰는 주문인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은 사실 불교의 천수경 첫마디에 나오는 淨口業眞言인데 입으로 지은 업을 깨끗이 하는 참된 말이다.
 
“스님”이란 언어는 “스승님”에서 나왔다고한다. 우리를 지도해주시는 혜행스님에게서 마음에 와닿는 진솔한 말씀에 많이 깨달았습니다. 또한 당신의 살아온 이야기를 비롯하여 권위의식을 내려놓은 인간적인 모습에 모두 매료되었답니다.
 
여러 사연을 안고 찾아온 분들에게 스님이 말씀을 해주셨는 데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착하게 살지 말고, 지혜롭게 살라”는 것이었다..나에겐 많은 여운을 남기는 화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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