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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전(板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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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엄기종 작성일16-01-06 13:11 조회7,73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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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전(板殿)
20150105


                                         嚴     基     宗


七十一果病中(칠십일세 과천에서 병중에)
여명(餘命) 三日의 예고가
경판(經板)의 안거(安居)를 탐했던가 

온 힘 다해 벼루 열 개
붓 천 자루 몽당거린
연적(硯滴)의 샘이 마르고야
 
이글대던 장작덩이마냥
깃발 다 닳은 한 올 터럭처럼
인생반전의 그 순간

매마른 몽당 작대기로
대교약졸(大巧若拙)의
손 가는 데로 고별이요

지붕 없이도 바래지 못하는
천착(穿鑿)의 동공이
저 순수한 동필(童筆)로 기둥을 새겨
 
무르익는 가을의 문인이(秋史)
손으로 새긴 무성한 묵향나무로
경전을 받쳐 세우십니다(板殿).


* 판전(板殿): 추사 71세 餘命3일에 마지막 남긴 글, 봉은사현판 글을

제주도 추사기념관 너른 벽면에서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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