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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 비친 월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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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시아문] 월정사 전나무 숲 (불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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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22-12-22 09:16 조회61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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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맷빛 짙어지는 산자락 사이사이에 붉은 단풍을 보석으로 박은 듯 파스텔톤 조화를 이루는 시월에 열린시학회에서 오대산 월정사로 문학기행을 떠났다. 펜데믹으로 3년 만에 떠나는 문학기행이라 소풍 가는 길 인양 달뜬 기분으로 버스에 올랐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월정사 경내로 방향을 틀었다. 몇 년 만에 대면하는 월정사전경도 반가웠지만 마음은 다른 곳에 있어서 발길을 다잡았다. 천왕문을 지나고, 금강루를 스치듯 직진하여 팔각구층석탑 앞에 섰다. 아! 안타깝게도 석탑 상륜부 해체보수공사중이라는 현수막이 앞을 막는다. 아직 끝나지 않았구나. 지난 여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시중인 반가사유상 ‘사유의 방’에 들렀다가 박물관 로비에 자리 잡고 있는 경천사지 10층석탑을 보면서 월정사를 떠올렸다. 들리면 꼭 팔각구층석탑을 담아와야지, 다정한 형제와 같은 두 석탑이 서로 외롭지 않게 스틸사진으로 담아야지 했었는데 많이 아쉽다. 몇 년을 더 기다려야지.

적광전 석가모니부처님께 합장 재배하고 경내를 나와 전나무 숲길로 들어섰다. 금강교를 건너는 이들의 얼굴이 모두 환한 부처님이다. 하루 만 보 이상을 걷고 있는 나에게 우리나라 3대 전나무 숲 중 한 곳인 이곳을 걷는다는 건 큰 행운이다.

오대천을 따라 이어진 전나무 숲길은 왕복 2500보 내외로 길지도 않고 험로도 아니어서 여행 중에 명상의 시간을 갖기에 안성맞춤이다. 길가에 600년 된 전나무 유해가 미동도 앉고 앉아있다. 어느 법력이 강한 스님이 입적 후에 저렇게 흐트러지지 않은 등신불로 꼿꼿이 앉아 오가는 이들에게 무언의 불법을 설파하고 있을까. ‘걸음마다 지금 이 순간에 도착할 수 있다’는 경구(警句)는 과거와 미래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을 때 전나무 숲을 걷는 ‘지금’과 같은 삶에 이른다는 오도송이 아닐까.

일주문 가까이 가면 고사목으로 만든 작품 ‘천년의 목(木)소리’ 작품이 처연하게 서 있다. 검게 탄 내피의 모습에서 속세의 번뇌와 망집에 사로잡힌 인간의 내면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다가, 작품해설에 자연의 소리를 듣는다고 했으니 속세의 번뇌 또한 자연의 미물에 지나지 않으니, 이 또한 힐링의 성역에서 발걸음을 선도하는 부처님의 말씀이려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월정대가람’ 일주문 앞에 섰다. 산문에 드는 일주문을 거슬러 왔다는 생각에 문득 기왕의 모든 생각을 다 내려놓고 오로지 불자의 삶을 살았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 入此門來 莫存知解, 사찰의 문 안에 들면 알음알이를 말라 했거늘 짧은 소견으로 이리저리 해석하고 메모한 자신이 부끄러워지고 작아지는 마음이다. 그래, 지금까지 일주문을 들고나는 길만 걷다가 오늘은 일주문을 나오기만 했으니, 번뇌와 집착에서 벗어나도록 스스로 변해보자! 새로운 시각으로 보는 귀가길이 가볍고 신선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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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불교신문(http://www.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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