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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칼럼] 오대산 비로봉(毘盧峰)에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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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20-03-02 12:33 조회4,16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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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영의 山戰酒戰〉 산에서 얻은 깨달음 '隨緣無作'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최기영 피알비즈 본부장)
 


오대산 비로봉의 표지석이다. 비로봉은 오대산에서 가장 높은 주봉(主峯)이다. ⓒ 최기영

 

 

우리나라 산을 다니다 보면 '비로봉'(毘盧峰)이 참 많다. 소백산과 치악산의 주봉도 비로봉이고, 지리산, 속리산, 황악산, 팔공산 등에도 비로봉이 있다. 모두가 1000m 이상의 고봉들이다. 북쪽 산 중에서도 백두산, 금강산, 묘향산 등 이름난 산에는 꼭 비로봉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치악산의 비로봉(飛蘆峰)만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한자도 같다. 

'비로'는 산스크리트어 '비로자나'(毘盧遮那)에서 따온 이름이다. 비로자나는 부처가 깨우친 가장 높은 진리로 높은 곳을 상징한다. 그래서 많은 명산의 가장 높은 주봉에 그 이름을 붙였을 것이다. 

우리나라 비로봉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봉우리가 바로 오대산 비로봉(1563m)이다. 오대산은 비로봉을 비롯해 호령봉(1531m), 두로봉(1422m), 상왕봉(1491m), 동대산(1433m) 등 다섯 개 봉우리가 연꽃처럼 모여 있다. 그리고 다섯 봉우리 사이사이에는 다섯 개의 '대'(臺)가 있다. 각 대에는 '보살'(菩薩)이 사는 암자가 하나씩 자리하고 있어 오대산(五臺山)이라 불린다. 


월정사 적멸보궁이다. 중대사자암에서 10여 분 계단 길을 오르면 적멸보궁이 나온다. ⓒ 최기영

 

 

버스를 타고 오대산에 도착하면 이곳의 대표적인 사찰인 월정사가 나온다. 월정사에서 상원사까지 이어지는 9km 거리의 선재길이 있는데 오래전부터 스님과 불교 신도들이 다니던 길이다. 선재길에는 징검다리, 섶다리 그리고 아름드리 전나무가 즐비한 숲길이 있고 그리 힘들지 않게 걸을 수 있어 가족이나 연인들의 산책코스로도 좋다. 

나는 선재길을 지나 상원사 주차장까지 차를 타고 들어와 그곳에서부터 산행을 시작했다. 약 30여 분을 오르면 오대(五臺) 중 하나인 중대(中臺) 사자암이 나온다. 사자암을 지나 가파른 계단 길을 10여 분 정도 오르면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시고 있는 적멸보궁이 있다. 우리나라는 오대산 적멸보궁처럼 부처의 사리와 정골(頂骨)을 보관하고 있는 곳이 이곳을 포함해 모두 다섯 군데가 있다. 5대 적멸보궁은 불자들의 순례지이자 기도처로서 가장 신성한 장소로 신봉되는 곳이기도 하다. 실제 적멸보궁에는 합장과 절을 반복하며 불공을 드리고 있는 불자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나도 적멸보궁의 신성함을 느끼며 한참 동안 그곳에서 시간을 보냈다.


비로봉에서 본 오대산의 모습이다. 연꽃처럼 모여 있는 오대산 봉우리들과 구름이 어우러진 모습이 장관이다. ⓒ 최기영
적멸보궁에서부터는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이곳에서 비로봉까지는 계속 오르막이다. 특히 비로봉 직전의 가파른 경사 길에서는 턱밑까지 숨이 차오른다. 그렇게 드디어 비로봉에 오르면 상왕봉, 두로봉, 노인봉, 동대산 등 오대산의 주요 봉우리가 병풍처럼 펼쳐진다.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구름과 함께 어우러진 오대산 봉우리들의 모습은 정말 한 폭의 그림이다. 

비로봉에는 따스한 햇볕이 한가득 쏟아지고 있었다. 올라오며 턱밑까지 올라왔던 숨도 제자리를 찾아갔다. 오대산의 봉우리들은 높은 산세를 내려다 볼 수 있도록 일부러 만들어놓은 전망대처럼 하나같이 널찍하고 평평하다. 사방으로 펼쳐진 오대산 자랑의 산세를 평풍 삼아 먹는 도시락과 간식은 어느 성찬도 부럽지 않다. 


상왕봉으로 가는 길은 능선과 숲길이 이어지는 편안한 길이다. ⓒ 최기영

 

 

비로봉에서 상왕봉 쪽으로 가는 길은 정말 편하다. 전형적인 육산(肉山)답게 능선과 숲길이 번갈아 가며 한 시간가량 이어졌다. 그렇게 부담스럽지 않은 오르막과 내리막을 걸으면 또 하나의 널찍한 봉우리인 상왕봉에 도착한다. 상왕봉을 지나 백두대간과 이어지는 두로령 방면으로 가다 보면 갈림길이 하나 나오는데 나는 오대산의 5대(臺) 중 하나인 북대미륵암 방면으로 길을 잡았다. 미륵암이 나오면 산길이 다 끝나는데 거기서부터 상원사까지 4.6km의 비포장 임도(林道)를 아무 생각 없이 걸어 내려와야 한다. 

오대산 어느 곳을 가든 불교의 향기가 진하다. 2500년 전 부처가 깨달은 것은 무엇일까? 


오대산 상왕봉의 표지석이다. ⓒ 최기영

 

 

누군가와 인연을 맺기 전에는 몰랐던 것들이었지만 그와 인연이 깊어지면 그렇게 마음이 쓰였다. 그리고 아픔도 미움도 그렇게 생겨났고 내 마음은 요동을 쳤다. 인연은 그렇게 생겨나면 깊어지고 언제나처럼 아픔으로 이어지곤 했다. 그런데 난 늘 사람을 탓하고 상황을 원망했었다. 인연이라는 게 원래 그런 것인데도 말이다. 

"이것이 있으면 저것이 있고, 이것이 생겨나면 저것이 생겨난다. 이것이 없으면 저것이 없으며, 이것이 소멸하면 저것이 소멸한다." - 불교 경전 '중아함경' 中

임도가 끝이 나자 상원사가 나타났다. 그러나 술을 파는 곳이 있으면 뒤풀이가 있을 텐데 상원사에는 그런 곳이 있을 리가 없었다. 산우들은 사찰에서까지 술집을 찾는다며 나를 놀렸다. 뒤풀이도 없이 그렇게 서울로 돌아왔다. 그리고 서울에는 술집이 있으니 나도 술 먹을 마음이 생겨났다.


최기영은…

고려대 신문방송학과 졸업 

前 우림건설·경동나비엔 홍보팀장

現 피알비즈 본부장

출처 : 시사오늘(시사ON)(http://www.sisa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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