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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여섯 살 꼬마도, 여든다섯 살 어르신도 길에서는 하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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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9-10-17 09:55 조회3,24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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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아리바우길 걷기축제 폐막

 올림픽 아리바우길 걷기축제가 막을 내렸다. 3주일간 길에서의 표정들을 모았다. 21장의 사진에 최고령 참가자도, 최연소 참가자도, 3대 가족 참가자도, 부부 참가자도, 전 코스 완주자도 있다. 길은 하나여도 저마다의 길은 따로 있었다.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손민호 기자, 그래픽=신용호 디자이너

올림픽 아리바우길 걷기축제가 막을 내렸다. 3주일간 길에서의 표정들을 모았다. 21장의 사진에 최고령 참가자도, 최연소 참가자도, 3대 가족 참가자도, 부부 참가자도, 전 코스 완주자도 있다. 길은 하나여도 저마다의 길은 따로 있었다.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손민호 기자, 그래픽=신용호 디자이너

올림픽 아리바우길 걷기축제가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9월 26일 강원도 정선 아리랑시장에서 개막한 축제는 131.7㎞ 올림픽 아리바우길 9개 코스를 완주한 뒤 10월 11일 강릉 강문해변에서 마무리됐다. 축제에는 사연 공모로 선발된 200여 명이 참가했다. 70명 정원의 한 팀이 정선·평창·강릉 세 개 구간을 나눠 걸어 전체 코스를 완주했다. 
 
3주일에 걸쳐 진행된 축제 중에 오롯이 걷는 날은 모두 9일이었다. 하루에 한 코스, 얼추 15㎞씩 걸은 셈이다. 참가자들은 정선의 산을 오르고, 평창의 고개를 넘고, 강릉의 솔숲을 지났다. 평창 구간을 걸었던 10월 첫 주에는 태풍도 견뎌야 했다. 쉽지 않은 일정이었으나 모두가 이겨냈다. 
  

올림픽 아리바우길 지도

올림픽 아리바우길 지도

올림픽 아리바우길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인정한 평창 올림픽 공식 트레일로, 걷기축제는 평창 올림픽 유산에서 열리는 유일한 문화관광 행사다. 축제는 중앙일보와 강원도·정선군·평창군·강릉시가 공동 주최했으며,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후원했고 (사)강릉바우길이 주관했다. 3주일 내내 참가자들과 함께 걸었다. 길에서 며칠씩 부대끼니 숱한 일화가 쏟아졌다. 감동의 순간들을 전한다.
  

아라리 장단 - 정선 구간

9월 26일 강원도 정선 아리랑시장에서 올림픽 아리바우길 걷기축제 개막식이 열렸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9월 26일 강원도 정선 아리랑시장에서 올림픽 아리바우길 걷기축제 개막식이 열렸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올림픽 아리바우길 걷기축제는 구간마다 초청 명사가 함께 걸었다. 정선 구간 초청 명사는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이었다. 걷기여행 열풍의 주인공답게 그는 참가자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렸다. 정선 아리랑시장에서 열린 출정식에는 문체부 김진곤 대변인, 한국관광공사 안영배 사장 등 주최 측 인사도 참석했다. 
 
올림픽 아리바우길 1∼3코스를 걸은 정선 구간은 한강의 할아버지뻘 되는 물길을 거슬러 오르는 길이었다. 정선 구간은 조양강과 송천을 따라 이어지는데, 이 물길이 이윽고 한강을 이룬다. 9월 26일 참가자들은 아우라지의 식당 겸 여관 ‘옥산장’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36년째 옥산장을 지켜온 전옥매(83) 여사가 정선아리랑을 불러줬다. 참가자들은 옥산장에서 받은 밥상이 가장 기억난다고 입을 모았다.  

올림픽 아리바우길 걷기축제 정선 구간을 걷는 참가자들. 정선 구간은 조양강을 따라 한없이 이어졌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올림픽 아리바우길 걷기축제 정선 구간을 걷는 참가자들. 정선 구간은 조양강을 따라 한없이 이어졌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정선 구간에서 인기를 독차지한 참가자는 단연 5세 6개월의 최서연 양이었다. 아빠·엄마·오빠와 같이 걸은 서연 양은 전체 참가자 중에서 최연소였다. 정우성(70)·도성(67)·달성(63)씨 삼 형제는 일정 내내 우애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올림픽 아리바우길 3코스를 걷는 9월 28일은 참가자는 물론이고 주최 측도 긴장했다. 6시간이 걸리는 노추산(1322m) 산행을 성공해야 하는 3코스는 전체 코스 중에서 가장 험한 코스였다. 체력에 자신 없는 여남은 명이 우회 코스를 걸었다. 3코스 완주자에는 80세 이창열 옹과 갑상샘암 3기를 극복한 서영란(70)씨도 있었다. 
  

태풍을 이기다 - 평창 구간  

올림픽 아리바우길 걷기축제 평창 구간을 걷는 참가자들. 산안개 자욱한 안반데기를 지나고 있다. 손민호 기자

올림픽 아리바우길 걷기축제 평창 구간을 걷는 참가자들. 산안개 자욱한 안반데기를 지나고 있다. 손민호 기자

평창 구간을 걷는 10월 2일 태풍 미탁이 한반도에 상륙했다. 특별 코스인 오대산 선재길을 걷는 날이었다. 온종일 비가 내리기도 했지만, 오대천이 범람했다. 어쩔 수 없이 월정사 전나무숲길만 걸었다. 평창 구간 초청 명사 월정사 정념 스님과 박찬일·박준우 셰프, 방송인 다니엘과 럭키도 우비를 입고 일정을 함께했다. 
 
10월 3일은 다행히 비가 그쳤다. 원래는 올림픽 아리바우길 4코스를 걸어야 했지만, 송천 물길이 넘쳐 5코스로 바꿨다. 5코스는 해발 1000m 안반데기에서 시작해 백두대간을 거쳐 대관령 휴게소(835m)에서 끝나는 고원 트레일이어서 태풍 피해가 덜했다. 10월 4일에도 비가 내렸다. 여전히 송천 수위가 높아 대관령 휴게소∼선자령∼대관령 옛길(반정) 코스로 대체했다. 이날도 참가자들은 우비를 입고 걸었다.  

올림픽 아리바우길 걷기축제에 참석한 박준우(오른쪽) 셰프와 박찬일 셰프. 손민호 기자

올림픽 아리바우길 걷기축제에 참석한 박준우(오른쪽) 셰프와 박찬일 셰프. 손민호 기자

평창 구간에는 평창올림픽 자원봉사자가 유독 많았다. 전체 참가자 중 약 20명이 자원봉사자 출신인데, 절반 이상이 평창 구간을 신청했다. 평창 구간에서는 왕영교(65)·강선희(58)씨 부부가 기억에 남는다. 부부는 30여 년 전 옛 영동고속도로 대관령 휴게소에서 눈에 갇혀 차에서 같이 밤을 보낸 뒤 결혼까지 하게 된 사연의 주인공이다. 전체 참가자 중 최고령인 84세 2개월의 김희석 옹이 두 딸과 며느리와 함께 평창 구간을 완주했다. 
  

동해를 바라보다 - 강릉 구간 

올림픽 아리바우길 걷기축제 강릉 구간을 걷고 있는 참가자들. 이 솟대다리만 지나면 길의 종점인 강문해변에 다다른다. 손민호 기자

올림픽 아리바우길 걷기축제 강릉 구간을 걷고 있는 참가자들. 이 솟대다리만 지나면 길의 종점인 강문해변에 다다른다. 손민호 기자

강릉 구간은 올림픽 아리바우길 6∼9코스를 걸었다. 길이는 길었으나 어렵지는 않았다. 6코스는 대관령 옛길을 내려왔고, 7·8코스는 솔숲을 지났고, 9코스는 바다 앞에서 끝났다. 강릉 구간 초청 명사는 정재숙 문화재청장과 강릉 출신 이순원 작가였다. 
 
강릉 구간은 유난히 분위기가 좋았다. 맏언니 조영순(68)씨부터 막내 영주(58)씨까지 빨간 바지를 맞춰 입은 네 자매가 최고 인기를 누렸다. 40∼50대 아저씨 5명으로 이뤄진 단체 참가자는 구성이 별났다. 이들은 한 미용제품 영업회사의 전 직원으로 사장부터 과장까지 10년 이상 식구처럼 일하고 있다고 했다. 가수 이미배씨와 피아니스트 황은정씨는 12일 저녁 환송연에서 즉흥 합동 공연을 선사하기도 했다. 

올림픽 아리바우길 걷기축제 강릉 구간 참가자들. 7코스 어명정 앞에서 단체사진을 찍었다. 손민호기자

올림픽 아리바우길 걷기축제 강릉 구간 참가자들. 7코스 어명정 앞에서 단체사진을 찍었다. 손민호기자

9개 코스를 완주한 4명도 소개한다. 최하경(75) 한국전통문화진흥원장, 유튜버 이기황(55)씨, 파워블로거 정경희(50)씨, 관광기념품 제작자 신일용(62)씨는 올림픽 아리바우길을 널리 알리겠다는 뜻을 품고 3주일 여정 모두를 소화했다. 마지막으로 최종국(74)씨. 그는 9월 20일자 week&에서 소개한 참가자 대표 사연의 주인공이었다. 어렸을 때 고향 강릉을 떠나 평생 강릉을 그리워하다 늙어버렸다는 그는 축제 마지막 날 어린아이처럼 울었다.  
  

잔치를 끝내고 

올림픽 아리바우길 걷기축제 강릉 구간에 참가한 최재완(8)군과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 길에서는 누구나 친구가 되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올림픽 아리바우길 걷기축제 강릉 구간에 참가한 최재완(8)군과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 길에서는 누구나 친구가 되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길은 하나여도 저마다의 길은 따로 있었다. 누구는 길을 걸으며 가족의 안녕을 빌었고, 누구는 되찾은 건강을 확인했고, 누구는 옛 고향을 떠올렸고, 누구는 돌아간 어머니를 그리워했다. 결혼 기념일을 맞은 부부는 손을 잡았고, 취업 준비생은 기운을 추슬렀고, 은퇴자는 제2의 인생을 꿈꿨다. 나는 길을 걸으며 그들을, 그들의 인생이 담긴 걸음을 지켜봤다. 벅찬 경험이었다.

[출처: 중앙일보] 여섯 살 꼬마도, 여든다섯 살 어르신도 길에서는 하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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