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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신문] “오대산은 자연과 문화 어우러진 불국토(佛國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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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9-04-30 08:40 조회3,33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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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유학자 시선 분석
금강산 버금가는 ‘명성’
군자 같은 중후함 지녀
속인이 찾아오기 어려워

“조선시대 학자들의 눈에 오대산은 자연 경관과 문화 유적으로 인식되었습니다.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진 불국토의 모습이었습니다.” 지난 4월27일 평창 월정사에 열린 사단법인 한국불교학회 춘계특별학술대회에서 권혁진 강원한문고전연구소장은 조선시대 유학자들의 눈에 비친 오대산의 자연 경관과 문화유산을 이렇게 평가했다.

이날 ‘유학자의 오대산 인식 - 유산기(遊山記)와 한시를 중심으로’란 발표에서 권혁진 소장은 “오대산은 불교 문화와 수행 전통이 오랫동안 이어져온 성지”라면서 “유산기는 월정사와 상원사를 비롯해 수많은 수행 공간인 암자가 있었음을, 그래서 오대산이 불국토라는 것을 기록으로 증명해준다”고 밝혔다.

그는 “오대산의 물은 한강의 시원, 정화수, 신령스런 물 등의 독특하며 다양한 이미지로 비쳐졌다”면서“익히 알려진 유적 이외에 개의 부도와 고양이 석상 등은 오대산만의 특이함으로 꼽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오대 곳곳에 있었던 암자는 오대산이 최적의 수행공간임을 확인시켜 줍니다.”
 

월정사 주지 정념스님이 격려사를 하고 있다.

조선 후기 성리학자 김창흡(金昌翕, 1653~1722)은 오대산의 미덕으로 △군자와 같은 중후함 △속인이 찾아오기 어려움 △곳곳에서 수행하기 좋음 △샘물 맛이 좋음을 들었다. 금강산에 버금가는 오대산의 명성이 당연하다고 했다. 또한 김창흡은 오대산의 장점을 들어 금강산의 뾰족한 산봉우리와 장엄한 폭포에 견준다면, 어느 쪽이 으뜸이 될지는 알지 못하겠다고 평했다. 권혁진 원장은 “이같은 김창흡의 평가는 후대 유학자들이 언급할 정도로 영향을 끼쳤다”면서 “오대산을 이해하는 또 다른 시선”이라고 했다.

박재금 전 이화여대 연구교수는 “오대산과 관련하여 남아있는 문학 작품이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연구가 미흡한 상황”이라면서 “지대한 노고가 깃든 이번 연구는 의의를 지닌다”고 논평했다. “유학자들의 시문에 나타난 오대산의 자연 경관과 문화 유적, 수행 공간은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지만, 진일보해서 그들의 불교 문화에 대한 이해와 수용 태도, 그 근저의 유학자적 인식을 고찰한다면 의미가 깊어질 것입니다.”

한편 이영경 동국대 경주캠퍼스 조경학과 교수는 ‘월정사 보존지의 유산가치’라는 주제발표에서 “월정사 보존지 가치에 대해 방문객들은 다양한 가치를 인식하고 있으며 모든 가치들이 매우 높게 평가되고 있다” 강조했다. 오대산 국립공원 방문객 58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월정사 보존지 가치’에 대한 조사결과 △중요한 유산자원 △오대산 국립공원의 중요한 관광자원 △유산가치는 종교, 문화, 자연을 포함 등 긍정적 응답이 다수라는 것이다. 

이날 발표에서 이영경 교수는 ‘월정사 보존지의 유산가지 보존을 위한 제언’을 내놓았다. 이 교수는 “전통사찰 특유의 문화경관을 창출하는 것은 자연에 대한 불교적 철학이기 때문에 사찰의 문화경관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사찰의 본래기능인 종교기능을 지속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성철 한국불교학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어 “월정사 보존지는 생태적 탁월함을 갖춘 동시에 살아있는 수도도량으로서 자연과 불교철학의 조화, 한국 전통의 미를 보여주는 문화경관을 갖추고 있다”면서 “문화경관이자 복합유산으로서 등재 신청하여 종교활동을 보존하면서 다른 유산자원의 보존에도 기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최송현 부산대 조경학과 교수는 “오대산국립공원내 월정사 등 전통사찰을 중심으로 종교유산가치에 대한 발제 내용은 최근 보호지역 인식의 재검토 측면에서 동의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논평했다. 이어 <삼국유사>의 기록에 나와 있듯이 진여원(眞如院)이 불교 사찰림의 효시임을 지적했다. 최송현 교수는 “오대산은 최고의 자연환경을 갖춘 곳이며, 종단의 성지”라면서 “이렇게 복합문화유산가치를 지닌 곳에서 새롭게 당면한 문제를 풀어갈 논의가 시작되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신라 오대산의 문수신앙과 오만진신신앙 검토(자현스님 중앙승가대) △세조의 상원사 중창과 거둥 관련 유적 검토(고영섭 동국대 서울) △한암스님의 불출동구와 현실관(이원석 동국대 서울) △탄허선사의 간산사상(艮山思想)사상과 오대산 주석의 의미(문광스님 동국대) 등의 발표와 논평이 이어졌다.

월정사 주지 정념스님은 “오대산은 복합 문화유산의 위상을 만들어 많은 세계인들이 남북 패키지 관광과 문화적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라면서 “이런 유산을 우리가 만들어 가야 한다는 생각 끝에 복합 문화유산 추진을 위한 첫 삽을 뜨는 기분으로 학술대회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김성철 한국불교학회장은 “오대산은 화합과 조화의 성산(聖山)으로 불교뿐 아니라 무교(巫敎)와 유교(儒敎)의 성소(聖所)가 어우러진 곳”이라면서 “지난해 2월 개최한 평창 동계올림픽에 남북한이 함께 참가한 것 역시 오대산의 정신적 기운과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성수 기자  soolee@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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