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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의 눈]평창, 문화올림픽은 성공할까(경향신문) 2015.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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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5-04-21 09:34 조회6,77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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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의 눈]평창, 문화올림픽은 성공할까

강원 평창으로 가는 마음이 착잡했다. 이른바 경기 분산개최 거부와 가리왕산 환경훼손, 뾰족한 대안이 없는 경기장 사후활용, 적자 올림픽 등 평창올림픽에 대한 불편한 심사 때문이다. 그사이 평창이 4대 가치로 내세운 환경올림픽, 경제올림픽은 물 건너 갔다. 남북관계 경색으로 평화올림픽도 무색해졌다. 이제 남은 게 문화올림픽인데, 최근 들어 그 논의가 부쩍 잦아졌다.

얼마 전에 평창에서 열린 ‘문화올림픽 준비회의’에 참석했다. 강원도와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가 평창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문화올림픽으로 돌파하려는 모습이 역력해 보였다. 회의에서 나온 문화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 중에 강원도의 민속문화(정선 아리랑), 남북분단(DMZ), 한국불교(월정사), 그리고 한류(K팝)를 활용하자는 아이디어가 돋보였다. 문화융성위원회 김동호 위원장은 “문화올림픽은 지역성과 세계성을 동시에 갖춘 업그레이드된 문화 프로그램으로 올림픽 문화유산을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문화올림픽의 핵심을 제대로 짚은 말이 아닐까 싶다.

올림픽은 스포츠 경쟁 이상으로 치열한 문화예술의 시험무대다. 하지만 한국에서도 첩첩산중 오지인 평창의 문화올림픽, 참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문화예술의 잠재력을 모으고 문화수준을 점검해볼 호기인 건 분명하다. 그런 점에서 평창올림픽 D-1000일인 다음달 16일 공식 발표될 개·폐회식 총감독의 어깨는 무겁다. 현재 최종 후보자가 7명으로 압축됐는데, 국내 심사위원은 물론 외국 자문위원으로부터 이미 면접 심사를 마친 상태다.

외국인 자문단에 콘스탄틴 언스트(2014년 소치), 데이비드 애킨스(2010년 밴쿠버), 돈 미셔(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같은 역대 동계올림픽 총감독 출신들이 포함된 것도 의미있다. 이들은 총감독 선정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개·폐회식 제작과정에 동참할 예정이라고 한다. 각별히 음미해볼 것은 “음악, 영상 연출력은 도구에 불과할 뿐 총감독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세계인을 감동시킬 상상력과 스토리텔링 능력”이라는 데이비드 애킨스의 말이다. 바로 여기에 포인트가 있다고 본다. 당장 떠오르는 게 88서울올림픽 개회식이다. 소년이 홀로 굴렁쇠를 굴리며 잠실운동장을 도는 것으로 ‘이념의 벽을 넘어 화합하자’는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장면이 아직도 기억에 선명하다. 서울은 그 독창적인 퍼포먼스 하나로 역대 올림픽 최고 개회식이라는 평가를 들었다. 올림픽 주제가였던 ‘손에 손잡고’는 명곡으로 남았다. 반면 최근의 인천 아시안게임 개·폐회식은 싸이의 ‘강남스타일’과 한류스타의 K팝 콘서트만으로 거저 먹으려 했다는 혹평을 들었다. 상상력과 창의성, 그리고 스토리텔링에서 성패가 확 갈린 셈이다. 평창이 인천과 정반대의 길을 가야 하는 이유다.

게다가 서울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열리는 올림픽이다. 그동안 최근의 소치 동계올림픽을 비롯해 2008년 베이징올림픽, 2012년 런던올림픽 등은 개회식에서 국가의 역사와 문화를 장대한 서사시로 표현해 찬사를 받았다. 우리에게도 세계 1등의 정보기술(IT), 흥미진진한 사연의 신화와 민속문화, 세계 젊은이들을 강타한 K팝 등 내세울 건 많다. 그걸 ‘어떻게’ 보여줄까가 숙제인데, 애킨스가 스토리의 중요성을 강조한 게 바로 그 점일 것이다. 하나의 주제를 관통하는 스토리의 연출력과 신선한 볼거리로 세계인에게 산뜻한 매력과 가치를 던져야 한다는 얘기다. 1972년 뮌헨올림픽에서 윤이상의 오페라 <심청>이 문화행사 개막작품으로 격찬을 받은 게 좋은 예다. 우리나라에 그런 역량을 가진 음악가, 연출가, 공연예술인이 얼마든지 있다. 평창 슬로건이 ‘새로운 지평(New Horizons)’이라는데, ‘통조림’식 전통문화나 ‘들고 날뛰는’ K팝의 나열은 의미가 없다. 또한 문화올림픽은 강원도가 문화의 불모성에서 벗어나는 기회가 돼야 할 것이다. 그래야 문화올림픽에 집중력이 생기고 확실한 방향이 잡힌다. 우리가 평창을 찾는 선수와 관광객들에게 훌륭한 손님상을 차리려고 하는 첫번째 이유이기도 하다.

이를테면 오대산 속 월정사에서 한국 선불교의 참선을 체험하는 것은 외국인들에게도 마음의 평화를 얻고 심신을 재충전하는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DMZ 또한 분단국가의 ‘분단도’를 찾는 외국인에게 상징적 의미가 크다. 정선 아리랑이나 강릉단오제도 가히 최상의 소재다. 3년 뒤 강원도는 올림픽 적자 결산서를 받아들 게 분명해 보인다. 따라서 올림픽에서 창조되고 재가공된 예술작품, 문화콘텐츠, 관광자원이 앞날에 강원도 지역민의 주름을 펴는 든든한 밑천이 됐으면 한다. 그게 바로 문화올림픽이고, 진정한 ‘올림픽 유산’이 아닐까.

< 김석종 논설위원>
 
* 기사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504202111465&code=99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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