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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등산가의 천국(중앙SUNDAY)2012.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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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정사 지킴이 작성일12-06-20 12:23 조회9,46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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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등산가의 천국

피터 M 벡 아시아재단 한국대표 | 제275호 | 20120617
내가 한국에서 가장 사랑하는 것 중 하나가 산이다. 마치 한국 여성처럼, 세상에서 제일 높진 않지만 그 아름다움은 비교 대상이 없다. 그래서 한국어 표현 중 가장 좋아하는 말이 ‘산 넘어 산’이다.

우선 서울에서 시작해 보자. 난 등산 친구들과 종종 어떤 산이 가장 좋은지 논쟁을 벌인다. 하지만 전 세계 어디에도 서울만큼 갈 만한 산이 많은, 축복받은 대도시는 없다는 데 이견이 없다. 북쪽 도봉산에서 남쪽 관악산까지. 어느 동네나 15분 거리 안에 오를 만한 좋은 산이 있다. 난 인왕산 밑에 산다. 나처럼 다리가 긴 ‘롱다리’는 우리 집 문에서 성곽을 따라 정상까지 1.5㎞를 30분이면 갈 수 있다. 다른 한국 산처럼 거리는 짧지만 가파르기 때문에 아침 운동으로 최고이고, 전망도 좋다. 주말엔 이 코스에 청와대 뒤 북악산을 추가하는 것을 좋아한다.

내가 가장 존경하는 스승인 고 이영희 한양대 교수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북한산을 소개해준 분이다. 도심에서 20분이면 갈 수 있는데, 봉우리가 10여 개인 데다 가 볼 사찰도 많다. 정상에서 서울을 등지고 서보면 끝없이 이어진 산봉우리들 한가운데 있는 기분이 들 것이다. 등산 욕심이 별로 없는 사람을 위해선 산책길과 건강공원이 마련돼 있다.

등산은 우정을 다지기 좋은 활동이다. 또 아직은 퇴물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하기에도 좋다. 지난 주말, 제일 친하고 오래 사귄 친구 두 명과 오대산 월정사에서 템플스테이를 했다. 스님들은 친절했고 음식과 시설은 환상적이었다. 그곳에서 우리는 다른 사찰과 암자를 둘러보고 비로봉에 올랐다.

지난달 출장 중엔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의 산 두 곳을 오를 시간을 겨우 만들어낼 수 있었다. 한라산 정상에서 사방이 물인 광경을 보는 것은 그 어떤 경험과도 비교할 수 없다. 만약 정상까지 7~10㎞ 등반하는 게 싫으면 20여 곳의 갈림길이 있는 제주도 둘레길을 걸어봐도 좋을 것 같다.

울릉도 성인봉은 높이 984m로 한라산 높이의 반을 약간 넘는다. 그럼에도 아주 인상적이다. 독도까지 5시간 여행을 하면서 느낀 운동 부족을 푸는 데 제격이었다. 울릉도항에서 독도박물관 쪽 길을 따라 오른 후 골짜기의 반대편으로 내려가면 된다. 이쪽에선 유명한 울릉도 쇠고기(약소)와 약초, 집에서 담근 고구마막걸리를 맛볼 수 있다.

북한 지도자들이 호전적인 행동을 그만하고 개혁을 받아들여 남북 화해가 시작된다면 한반도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산 두 곳을 다시 가볼 수 있을 것이다. 묘향산은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금강산과 백두산은 내가 오른 그 어떤 산과도 달랐다. 밥을 먹고 보라는 속담(‘금강산도 식후경’)을 믿었던 것은 아니지만, 금강산의 만물상은 정말 독특했다. 셀 수 없이 많은 형상을 바위틈에서 찾아낼 수 있었고, 이는 인근 노상 온천에서 쉬면서 하기에 딱 좋은 일이었다.

외국인 입장에서 백두산은 별로 기대가 크지 않은 산이었다. 하지만 활동을 멈춘 화산의 거대한 호수는 한라산 백록담과 미국 (오리건주) 크레이터 호수를 합친 것보다 커 보였다. 중국 쪽에서도 백두산에 오를 수 있다. 만약 오른다면, 천지 테두리까지 걸어가라고 충고하고 싶다. 내 경우 중국 총알택시를 타고 가다가 내 인생이 눈앞에서 지나가는 경험을 했다. 그래서 기사에게 걸어서 가겠다고 말하고 내려 버렸다.

앞으로는 칠보산에 정말로 일곱 가지 보물이 있는지도 꼭 보고 싶다. 요즘은 지리산에 오를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 20여 년 전 임권택 감독의 영화 ‘태백산맥’을 보고 이 산과 사랑에 빠졌다. 한국에 8년을 살았는데도 아직 올라야 할 산이 무수히 많다. 아직 명산 순례를 시도해 보지 않은 당신이 산에 오르지 않을 핑계는 무엇인가?



피터 벡 미 버클리대 졸업. 워싱턴 한미경제연구소 조사·학술담당 실장, 국제위기감시기구(ICG) 동북아사무소 소장을 역임. 최근 아시아재단 한국대표로 부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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